경기 시흥시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현수막에 불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2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20분께 시흥시 정왕동 시화파출소 맞은편에 설치된 현수막이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수막에는 ‘이태원 사고 희생자 분향소 안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방화로 현수막 중간 아랫부분 30㎝가량이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발생 20여 분 뒤인 오후 10시44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 주변의 CCTV 영상을 분석해 40대 남성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이날 경찰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CCTV 영상 속 A씨가 술에 취한 것처럼 몸을 비틀거렸다는 점을 바탕으로 만취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에 대한 혐오범죄인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최근 이태원 희생자들을 조롱·혐오하는 범죄성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희생자를 공격하는 여론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경찰은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에 대해 고소·고발 전에도 직접 나서서 수사할 방침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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