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안전 대응책을 내놓자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금 전부 혼란스러운 이 상황에 정치인들이 좀 가만히 있으면 어떨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전 대표 그분이 그렇게 안전 문제에 전문가인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이 "경찰력 증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한 데 대해선 "당권 경쟁을 앞둔 마당에 조금 더 돋보이고자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가처분 신청 기각 및 당 중앙윤리위원회 추가 징계 이후 침묵을 지켜왔던 이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참사 이후 낮과 밤이 뒤바뀌었다. 시간을 이틀 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며 "대학에서 졸업한 뒤 한국에 돌아와 부모님과 10년을 이태원에 살았는데, 참사가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누군가를 지목해 책임소재를 묻는 일보다는 조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지하철 무정차 운행 ▲고출력·고성능 스피커 설치 ▲재난 문자 활용 ▲경찰 인력 확보 ▲이태원로 차 없는 거리 전환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 노선은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으로 무정차 운행을 해야 한다"면서 "통신사의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 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태원역에서 지속해서 하차해 유입되는 사람의 수를 조기에 조절했다면 조금 상황이 완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사람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고출력, 고성능 스피커로 PA(Public Address) 시스템을 CCTV가 설치된 기둥마다 더해 설치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에서도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뒤로 전파되지 못해 조기에 통로가 확보되지 못하고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도 재난 문자는 적극 활용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상황전파, 의료지원 행위가 가능한 사람의 집결, 귀가 지침 및 교통 안내 등에 재난 문자가 사용돼야 한다. 법 개정을 통해 빠르게 바꿔야 한다"고 했다.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경찰의 배치는 그 경찰관이 물리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배치만으로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경비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시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영업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며 "업장별로 틀어놓은 음악만 중지되어도 상황전파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