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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깃꼬깃한 지폐, 찢어진 원피스…유실물센터 가보니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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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짝만 남은 신발, 흙먼지를 뒤집어쓴 외투, 찢어진 원피스, 친구들과 해맑게 웃고 있는 스티커 사진. 지난달 29일 155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남긴 흔적이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다목적체육관에 남은 유실물은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일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에는 가방 124개, 옷 258개, 신발 256켤레, 한짝만 남은 신발 66개, 기타 전자제품 156개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에 가방 2개, 신발 한두 켤레, 휴대전화 1개를 주인에게 돌려줬다"고 말했다.

분실물 중 옷은 외투가 가장 많았다. 사고 당시 거리에 인파가 몰리면서 좁고 더워지자 두꺼운 외투를 벗거나 탈출하기 위해 버린 것으로 추측된다. 꼬깃꼬깃하게 접힌 만원짜리 지폐도 눈에 띄었다. 지폐가 접힌 모양이 주먹에 꽉 쥐여진 것으로 보여 사고 당시 긴박했던 현장을 드러냈다.


수많은 신발이 한 짝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쉽게 벗기 힘들정도로 긴 부츠도 보였다.고가의 스마트폰과 명품 핸드백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줄줄이 놓여 있었다. 핼러윈 분장을 한 채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스티커 사진도 눈에 띄었다. 사진 속 시민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다.

유실물센터는 오는 6일까지 열린다. 물건을 분실한 피해자가 신분증을 제시하면 최대한 분실물 소유주임을 확인한 뒤 물건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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