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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화학소재 수십만t씩 생산…현대오일뱅크 'ESG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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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만든 계열사 현대케미칼의 HPC 공장에서 연간 수십만t씩 친환경 화학소재 생산에 돌입했다. 탄소 저감 정책과 소비자들의 친환경 기업 활동 기대에 발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31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이달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내에 준공된 66만㎡(20만평) 규모 HPC 공장은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총 3조원 이상 투입된 초대형 석유화학 설비로 올 상반기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복안.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태양광 패널 소재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생산 능력은 30만t으로 단일 라인 기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앞으로 현대오일뱅크는 기초·에너지·2차전지·바이오 등 친환경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HPC 공장을 활용해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도 힘 쏟기로 했다. 현대케미칼은 지난 17일 롯데케미칼·LG생활건강과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3사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100% 활용한(질량 밸런스 기준·특정 원료 투입량에 따라 전체 생산 제품 일부를 해당 원료만으로 생산됐다고 간주하는 방식)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출시한다. LG생활건강 화장품을 담는 친환경 용기를 만든 데 이어 세제·생활용품 용기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나간다.

현대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기존 공정 원료로 도입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조한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이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을 제품 특성에 맞게 최적화하고 새롭게 적용 가능한 제품군을 개발하는 역할을, LG생활건강은 친환경 플라스틱을 납품받아 친환경 용기를 양산하는 역할을 각각 맡는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비닐 등의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조건에서 가열해 만든 원유 성상의 기름으로,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현대케미칼은 보유 중인 정유·석유화학 공정을 활용해 연간 최대 3만t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처리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10만t 규모로 설비를 확장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현대케미칼 관계자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적용한 신규 고부가 활용처를 개발 중이다. 관련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바이오 플라스틱(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과 식물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총칭) 사업 로드맵을 마련하고 제품 개발에 들어간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1월 미국 대니머 사이언티픽사와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 협력 MOU를 체결,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한 신규 고부가 활용처를 개발해나가기로 했다. 2024년까지 국내 파일럿 공장을, 2030년까지 상업 공장을 가동해 시장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해 환경오염을 줄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또 최근 2021년 연간 경영실적과 ESG 활동을 종합한 통합보고서를 처음 펴냈다. 기존 정유·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친환경 에너지로 만드는 깨끗한 미래’라는 ESG 슬로건을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활동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회사 측은 “통합보고서는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방향성과 성과를 공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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