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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추적했더니 장례식장…얼굴 확인하게 해달라"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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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어디 있니….”

30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의 시신이 옮겨진 수도권 대형 병원들에선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연락이 안 되는 가족과 지인을 찾는 발걸음도 계속 이어졌다. 소방재난본부에는 이날만 4024건(중복 신고 포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얼굴만이라도 확인하고 싶다”
참사 현장과 가까운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는 실종자를 찾는 시민들의 방문과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장례식장 안내데스크에서는 사망 통보를 받고 시신을 확인하러 온 유가족이 오열했다. 오전 11시 이곳을 찾은 20대 남성은 “실종자 휴대폰 위치를 추적했는데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이라고 나왔다”며 “얼굴만이라도 확인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도 실종자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곳에선 영안실이 부족해 다른 병원으로 시신을 이송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병원 앞에선 10명가량이 한 이란인 실종자를 찾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A씨는 “신원 확인을 위해 병원에 왔는데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의사소통이 어려워 답답하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만난 유족들은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아 시신을 이송할 수 없고, 장례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가족 중 충격에 실신한 사람이 있는데도 따로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종자 신고를 받는 한남동주민센터 3층에서는 실종자를 찾는 이들의 희비가 갈렸다.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들은 통곡했고, 부상자 명단에 있다고 전달받은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 들어 사망자의 신원이 속속 확인되자 주민센터 직원들은 유족에게 시신이 안치된 위치를 안내했다. 이번 참사로 발생한 사망자 154명은 서울과 경기지역 등의 42개 병원에 안치됐다.
오세훈 “젊은 희생자 많아 더 참담”
온라인에는 가짜뉴스와 명예훼손 게시물이 끊임없이 올라와 유족과 지인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숨진 피해자의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가짜뉴스와 명예훼손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며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트위터 등 플랫폼기업 역시 이용자들에게 게시글 작성 주의를 요청했다. 이태원 이태원관광특구협의회는 이태원로 주변 100여 개 업소가 31일까지 영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 목격자 등 심리 지원이 필요한 인원을 1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서울시는 유가족별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장례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장례 절차 등은 유가족 뜻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31일부터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운영하기로 했으며 용산구도 이태원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

유럽 출장 중 급거 귀국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4시37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대부분 젊은 분들이 사고를 당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자녀를 잃은 부모님들에게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서울시 책임론이 불거진다는 질문에는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한 게 아니라 경위를 파악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구교범/이지은/원종환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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