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7일 15: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대규모 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재무 위기설을 잠재웠다.
CS는 현지시간 27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한 주주배정 증자와 외부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총 40억스위스프랑(한화 5조6000억원)규모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면 CS의 자기자본 비율은 9월 말 기준 12.6%에서 14%수준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CS는 2025년까지 자기자본 비율을 월스트리트 주요 금융사 JP모간, UBS, ING 수준인 13.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CS는 자금조달과 동시에 증권화상품부문을 포함한 일부 사업과 비주력 자산을 매각해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연간 비용도 현재 대비 15% 줄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을 IB와 자산관리(WM) 및 자산운용 부문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CS는 지난해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설이 거론돼 왔다. CS는 "이번 조치로 일련의 우려들이 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CS는 기업금융과 인수합병(M&A) 자문 등 IB 조직을 재편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IB 부문의 브랜드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로 이름을 바꾼다. CS는 1978년 미국 IB인 퍼스트보스턴과 합작사(JV)형태로 CSFB를 설립해 런던에서 IB업무를 본격화했다. 2006년 퍼스트보스턴을 떼고 명칭을 CS로 단순화한 후 16년만에 브랜드를 되살리게 됐다.
CS는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가 집계한 3분기 리그테이블 1위에 오르는 등 한국 시장에서도 M&A 자문 및 IB부문 강자로 이름을 알려왔다. 이천기 CS 한국 CEO는 "CS그룹의 이번 전략발표를 통해 그간 재무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한국은 CS의 아시아전략의 핵심 국가로 앞으로도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