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정제마진 하락과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여파로 올 3분기에 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에쓰오일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매출 11조1226억원, 영업이익 5117억원을 올렸다고 27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 70.3%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원유 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정제마진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윤활 및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기여 확대로 영업이익은 5117억원을 내는 등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3분기 순손실은 96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통상 정유업체는 외국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유 공정을 거쳐 제품을 내놓기까지는 두 달 가량이 걸린다. 이 기간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유사들은 자금 융통 목적으로 유전스(Usance)라는 채권을 발행한다.
은행이 정유사의 원유 수입대금을 먼저 지급해주겠다고 약속하는 어음으로, 정유사가 일정 기한 뒤에 이자를 얹어 수입대금을 은행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고 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영업외손실도 늘어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3분기에만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이 5200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업별로는 정유 부문의 실적 둔화가 뚜렸했다. 정유 부문 매출은 9조157억원, 영업이익 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1조4451억원) 대비 5.5% 수준으로 급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여름철 =수요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쿼터 추가 발행에 대한 우려로 하향 조정됐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원유가격 하락 여파로 일회적인 유가관련 손실 효과가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등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값이다.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3분기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7.1달러로 전 분기 대비 60% 넘게 하락했다. 통상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BEP)이다.
에쓰오일은 4분기 정유 전망에 대해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은 겨울철 계절적 수요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간헐적인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상당 규모의 정제설비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유업의 강세 싸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민 기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