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평소 자신을 돌봐주던 남성의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하듯 입을 맞춘 한 원숭이의 모습이 화제다.
23일(현지 시각) NDTV, 인디아투데이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스리랑카 동부 바티칼로아주에서 진행된 피타바람 라잔(56)의 장례식이 열렸다.
라잔은 평소 원숭이에게 먹이 등을 챙겨주었는데, 원숭이는 이날도 늘 그랬던 것처럼 라잔의 집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라잔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그는 건강에 문제가 생겨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진다.
원숭이는 꽃으로 장식된 관 속에 누워있는 라잔을 보고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의 머리맡에 앉아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몸을 숙여 라잔의 입에 자기 입을 가까이 댔다.
원숭이는 그를 깨우려는 듯 그의 팔을 들어 보이려고 했다. 힘없이 떨어지는 라잔의 팔에 원숭이는 라잔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라잔의 유족은 처음에는 원숭이를 쫓아내려 했지만, 원숭이가 관에서 떠나지 않는 모습에 이를 애도로 보고 그대로 뒀다.
동물행동학자인 마크 베코프 박사는 “많은 동물이 풍부하고 깊은 감정을 경험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가 감정을 느끼듯 동물도 그렇다. 다양한 감정 중에서 동물이 분명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감정은 깊은 슬픔”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