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를 청년 일자리가 풍부한 서울 서남부의 관문 도시로 가꿔 나가겠습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난 24일 “G밸리 2, 3단지를 보유한 금천구는 청년이 일하고, 창업하고, 거주하는 청년 도시로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는 구로·금천·가산동의 영문 첫 글자를 따 붙인 이름이다. G밸리 1단지만 구로구에 속해 있을 뿐 2, 3단지는 금천구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때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G밸리 2, 3단지에는 9600여 개 기업이 있다. 정보통신기술(ITC), 소프트웨어, 서비스, 유통,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군의 중소기업과 창업 초기기업도 많다는 게 유 구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구내 100여 개 지식산업센터에서 10만여 명의 청년이 일하고 있다”며 “가산동의 1인 가구 비율이 70%에 달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유 구청장은 “금천구를 청년이 행복한 도시, 첨단 산업의 미래를 이끌 ‘창업의 요람’으로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임기(민선 7기) 동안 청년 네트워킹 공간인 ‘독산 청춘삘딩’을 조성했고, 매입형 임대주택 ‘G밸리 하우스’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청년 정책을 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금천구는 지난달 17일 열린 제6회 대한민국 청년의날 축제에서 정책 대상을 수상했다.
민선 8기에서도 구정의 초점은 청년·창업 정책에 있다. 유 구청장은 “독산동의 상업용 빌딩을 매입해 조성한 9층 규모의 청년 창업 공간 ‘청년꿈터’를 내년 9월 열기로 했다”며 “청년들이 창업을 위한 교육을 받고, 창업 후엔 입주하는 공간으로 가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천구 청년을 위한 창업 전용 펀드도 운영할 예정이다. 매년 5억원씩 4년간 모아 20억원을 금천구가 마련하고, 민간 밴처캐피털(VC)의 매칭 자금을 받아 총 100억원 규모의 창업 지원펀드를 내년 출범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청춘삘딩에서 사람을 모으고, 청년꿈터에서 창업하며 전용 펀드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순환 구조의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금천구는 지난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년취업사관학교 서남권 캠퍼스(금천캠퍼스)를 유치하기도 했다.
관건은 주거·생활 인프라 개선이다. 기업 중심의 가산동과 주택이 밀집한 독산·시흥동으로 나뉜 금천구는 새로 개발할 부지가 부족하다. 독산·시흥동에서 각종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10년 후 금천구의 모습은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게 유 구청장의 전망이다. 그는 “가로주택정비사업, 신통기획 등의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고, 시흥동 철재상가와 유통상가(시흥산업용재유통상가)도 조합이 구성된 단계”라며 “특히 유통상가가 본격적으로 재개발된다면 서울 서남부의 관문으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철재상가 일대가 관문이 된다면 수도권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은 금천구의 ‘얼굴’로 변모할 예정이다. 금천구청역은 일대에 신축 아파트(롯데캐슬골드파크 1~3단지)가 들어섰음에도 1980년대 지어진 노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유 구청장은 “올해 말까지 코레일에서 역사 개발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역사와 인근의 연탄공장 부지 등을 합쳐 행복주택과 상업 등 복합 기능을 갖춘 역사로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금천구는 지난달 도시화로 물길이 끊겼던 시흥동 계곡의 생태 복원 사업을 마쳤고, 1동 1도서관 프로젝트, 서서울미술관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금천구의 최대 숙원으로는 독산동 공군부대 이전과 해당 부지의 재개발(약 12만㎡)을 꼽았다. 그는 “일부 존치 후 개발하는 방식으로 국방부와 협의해 가는 단계”라며 “G밸리와 연계한 산업 거점으로 만들 구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 유성훈 금천구청장
△1962년 경기 시흥군 동면(현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출생
△문일고,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한양대 행정학 석사
△대통령비서실 행정관(노무현, 김대중 정부)
△민주당 부대변인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
△18대·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대위 총무부본부장
△민선 7기·8기 금천구청장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