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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의 깨어난 공격본능…전기차 소재로 북미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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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이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소재를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북미산 배터리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현지 부품업체와 협력해 전기차 소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그룹 창립 98주년을 맞아 적극적인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투자를 통해 새로운 100년을 주도할 핵심 사업을 키우려는 김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양사는 이달 초 캐나다 자동차 부품사 액시옴그룹과 5년간 전기차용 EP 소재를 420억원가량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987년 설립된 액시옴은 리비안 등 북미 전기차기업에 플라스틱 부품 및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액시옴은 삼양사가 공급한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를 활용해 배터리셀 캐리어를 제조한 후 전기차 완성차업체에 납품할 예정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셀 캐리어 소재를 국산 기술로 공급하는 건 삼양사가 처음이다.

EP는 일반 플라스틱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한 소재로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강도와 탄성을 자랑한다. 고온에서 견딜 수 있어 화재에도 강하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차보다 무거워 주행거리에서 손해를 본다. EP를 전기차 프레임이나 내장재에 적용하면 무게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

삼양사는 LG화학 롯데케미칼과 함께 국내 EP ‘빅3’로 꼽힌다. 삼양사는 EP의 일종인 PC를 1991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PC는 투명성, 내열성 등이 우수해 전기차뿐 아니라 의료기기 등에도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룹 관계자는 “IRA 발효 전부터 미국 내 동향을 감지해 북미 전기차 부품업체와 협업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삼양사는 액시옴을 시작으로 미국 내 수요가 폭증할 EP 소재와 관련해 개발 및 현지 영업 역량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1924년 설립된 삼양사는 식품·화학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두 분야가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삼양그룹 하면 떠올리는 것이 식품 통합브랜드 큐원이다. 이렇다 보니 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과 삼양사를 동일 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삼양사 매출은 2017년부터 수년째 2조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이다. 김 회장이 틈날 때마다 전기차 EP 소재를 비롯한 신사업 투자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지난달 말 그룹 창립 98주년을 맞아 “글로벌 스페셜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기차 소재와 함께 그룹이 주력하는 또 다른 분야는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삼양그룹은 내달 중순 전북 군산에 연산 1만t 규모의 바이오플라스틱 공장 을 준공할 계획이다.

강경민/장서우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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