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봉작 '다크 나이트'가 이달 홍콩에서 재상영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오는 27일 할리우드 배트맨 시리즈 '다크 나이트'가 홍콩의 한 야외 행사장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전날 행사 주최 측이 상영 취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최 측은 영화표 구매자들에게 "홍콩 당국의 지시에 근거했다"면서도 상영 취소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다크 나이트'를 대신해 '아이언 맨'이 상영될 예정이라며 환불도 가능하다고 고지했다.
홍콩에서 '전영(영화)검사조례' 개정안이 통과된 지 1년 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해당 개정안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지난해 10월 통과됐다. 개정안은 '국가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지지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미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이더라도 허가를 취소하고 상영을 금지할 수 있다. 또 검열관은 영장 없이 영화 상영 장소를 수색할 수 있다.
상영 허가가 취소될 경우 관련 영화의 비디오·DVD 역시 배포 및 판매할 수 없다.
'다크 나이트'는 홍콩에서 일부 촬영이 진행됐다. 배트맨이 한밤중 홍콩의 대표 고층빌딩 꼭대기에 서 있는 장면이 포함됐고, 개봉 당시에는 홍콩에서도 개봉했다.
다만, 영화에는 중국인 사업가가 불법 자금 세탁자로 비중 있게 등장한다. 그가 홍콩으로 달아나자 배트맨이 잡으러 쫓아가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다크 나이트'는 중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다.
2008년 개봉 당시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다크 나이트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여러 개봉 전 조건과 영화의 일부 요소에 대한 문화적 민감성을 언급하며 중국에서 개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