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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청년 테스형(소크라테스)은 '연애의 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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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한니발, 김유신 등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책들이 잇달아 나왔다.

<사랑에 빠진 소크라테스>(아먼드 단거 지음, 글항아리)는 소크라테스가 맨발에 누더기를 걸치고 아고라를 활보하던 늙고 못생긴 철학자였다는 이미지를 깨부순다. 그의 전기가 주로 중년의 모습, 사형 판결을 받은 마지막 모습만을 중점적으로 다룬 탓에 이런 이미지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중년의 소크라테스밖에 몰랐던 그의 제자 플라톤의 영향도 컸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저자는 젊은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조명한다. 10·20대의 소크라테스는 정신적으로는 물론 육체적으로도 매력적이고 건강한 젊은이였다. 석공 집안의 아들이었는데, 귀족은 아니더라도 어렸을 때부터 모자람 없이 교육받았다.

연애도 활발했다. 어릴 때 연상의 연인 아르켈라오스와 사귀었다는 기록이 있다. 알키비아데스는 물론 아스파시아와도 연인 관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범한 아테네 시민이던 소크라테스가 철학자가 된 것도 사랑 때문이었다. 책은 영웅적인 철학자가 아닌 인간 소크라테스의 다층적 면모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한니발>(필립 프리먼 지음, 책과함께)은 2000여 년 전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눈 덮인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 심장부를 겨눴던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 바르카를 다룬다. 미국 캘리포니아 페퍼다인대 석좌교수가 썼다.

역사가 로마 중심으로 서술된 까닭에 한니발은 흔히 잔혹한 야만인에 탐욕스러운 인물로 그려진다. 칸나이 전투의 대승 이후 로마로 진격하지 않은 선택도 그의 패착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부하 마하르발이 로마 진격을 반대한 한니발에 대해 “싸워 이기는 법은 알지만 승리를 활용할 줄은 모른다”고 탄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온당한 평가일까. 책은 로마 역사가들의 폄하와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한니발의 모습을 새롭게 그린다. 도박과도 같은 알프스 횡단을 감행해야 했던 국내외 상황, 칸나이 전투 후 로마로 진격할 수 없었던 혹은 하지 않은 필연적 이유, 휘하 병사들과 고통을 같이 나눈 헌신적이고 인간적인 면모 등을 유려하게 펼쳐낸다. 만약 한니발이 승리했다면 세계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에 관한 추측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유신>(이종욱 지음, 지식산업사)은 진위를 둘러싸고 학계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화랑세기>를 <삼국유사>, <삼국사기>와 비교하면서 김유신을 탐구한다. 서강대 총장을 지내고 사학과 명예교수로 있는 저자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도 소중한 자료지만 두 책은 고려의 관점으로 편찬됐다는 한계가 있다”며 “화랑세기를 통해 김유신의 새로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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