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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절대 지지' 2030 여성도 "예쁘다" 연발하는 Z플립 [위기의 갤럭시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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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독주하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다. MZ(밀레니얼+Z)세대를 포함해 10대 '알파세대'까지 젊은층을 미래 '충성고객'으로 사로잡았다는 평가까지 나와 삼성전자로선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스마트폰 부문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이다. 반도체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익은 51조6300억원이었다. 반도체(29조3000억원)와 IM(IT·모바일) 부문(13조8000억원)이 전체 영업익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기존 IM과 소비자가전(CE)을 합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을 출범시키고 산하에 새로운 무선사업부 MX(모바일 경험)를 꾸렸다. 주력 플래그십 '갤럭시S20' 흥행 실패 등으로 스마트폰 부문의 대대적 쇄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칼 빼든 삼성…스마트폰 실적 '뚝'

스마트폰 시장은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그간 국내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삼성전자도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삼성과 애플의 점유율 격차가 확연히 좁혀지고 있다. 애플의 점유율은 6월 27.28%→7월 29.45%→8월 32.97%→9월 34.1%로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6월 66.11%→7월 63.98%→8월 59.47%→9월 58.38%로 하락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수년간 점유율 2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8월부터는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MZ·알파세대는 다양한 이유로 아이폰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또래 친구들이 쓴다" "사진이 잘 나온다" "디자인이 예쁘다" 등의 이유로 젊은층일수록 애플 아이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둥근 디자인은 우리 것"…애플 집착 이유 있었네

애플 제품은 '감성'과 '디자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애플은 소비자의 구매행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을 중시한다. 과거 애플은 아이폰 외관의 둥근 모서리 디자인을 비롯해 액정 화면의 베젤(테두리), 애플리케이션(앱) 배열 등을 놓고 삼성전자와 특허전을 치를 만큼 디자인권을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로 전설적 디자이너 조나선 아이브가 만든 아이맥을 비롯해 아이팟,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은 디자인 측면에서 소비자들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디자인 특허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된 이듬해인 2019년 첫 번째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2020년에는 상하로 접히는 클램셸(clamshell) 디자인의 '갤럭시Z플립'을 출시하며 디자인 혁신을 시도했다. 삼성전자도 매년 고민을 거듭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와 비교하면 다소 각진 모양의 제품을 내놓는 게 차이점이다.


폴더블폰 디자인을 보면 삼성전자도 기기 외관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갤럭시Z플립의 경우 첫 출시 당시 프랑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랑콤의 콤팩트 파우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여성들이 많이 휴대하는 콤팩트 파우더 디자인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것이다. 젊은 여성들을 공략하기 위한 시도였다. 올해 출시한 갤럭시Z플립4에 핑크골드 색상을 선보인 것도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실제로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이제 기술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휴대폰 디자인과 색상 등 외관이 젊은 여성 소비자들 구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플립3도 그렇고 올해 출시된 플립4 역시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로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며 "휴대하기 간편하고 디자인도 예뻐 어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화질은 비슷한데…아이폰 색감 선호하는 MZ세대?

스마트폰에서 또 다른 경쟁력 요소는 '카메라'다. 대부분 성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과 영상 촬영, 편집이 스마트폰의 주된 활용처로 자리 잡으면서 사용자환경(UI) 및 사용자경험(UX) 차별화에 힘쓰는 분위기다. 아이폰과 갤럭시의 사진 색감은 다소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기술(IT) 유튜버 '테크노 아레나'가 최근 '아이폰14 프로맥스'와 '갤럭시S22 울트라' 사진 품질을 비교한 결과 전반적으로 두 제품의 카메라 성능에 따른 사진 품질 격차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이폰은 색감이 좀 더 따뜻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갤럭시는 어두운 부분이 실제보다 더 밝게 그려지는 것을 차이점으로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사진 전문가는 "사진 색감은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랑 후처리에 따라 바뀌는데 두 기종은 차이가 있다"며 "갤럭시는 후처리로 더 화사하게 만들려는 경향이 있어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성능 자체보다는 이러한 색감 차이로 소비자 선호도가 갈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가 최고의 카메라 성능을 내세우고 '플렉스 모드', '퀵샷' 등 최신 기능을 탑재한 것과는 별개의 얘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말기 디자인부터 색감까지 영역을 굉장히 세분화해 연구·개발하는 전담 부서가 있다"며 "갤럭시 카메라는 크게 일반 사용자들의 고품질 사진·동영상 촬영 경험과 전문가들을 위한 프로급 촬영 도구로 활용 가능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우선시하는 영역은 단연 인물 사진"이라면서 "갤럭시 카메라는 선명한 톤과 자연스러운 밝기·색상을 사용해 피사체의 감정과 표현을 생생하게 담고자 한다. 또한 피부 결이나 모발 같은 세부사항을 세심하게 잡아내기 위한 기능 향상도 지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고민…희비 가른 '소프트파워'에 집중할 때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미래고객 선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신제품 갤럭시Z폴드4·Z플립4를 내놓고 전국 곳곳에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숏폼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폰 꾸미기 체험 공간도 조성했다. 갤럭시가 젊은이들의 문화와 트렌드를 잘 반영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은 또 최근 외계인 버추얼 아바타 '지누스마스(G·NUSMAS)'를 선보이는가 하면 메타버스 환경에 익숙한 젊은층을 겨냥해 체험형 가상공간 '삼성 스페이스 타이쿤'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2018년부터 '갤럭시 팬파티' 행사도 개최해오고 있다.

이같은 마케팅의 목적은 모두 젊은 마니아층 형성이다. 애플의 충성고객은 오랫동안 아이폰을 고수하다 주변기기인 에어팟, 애플워치, 맥북, 아이패드 등을 연달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애플 생태계'다. 애플 역시 한국 시장의 미래 소비자 공략을 위해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매장을 늘리고 기기 학습을 위한 세션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그렇다.


애플은 기본이 되는 제품부터 포장 패키지, 매장 외관 디자인부터 깜짝 '게릴라 마케팅', 애플 문화 조성 등 사실상 전 분야에 고유의 철학을 심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확보했다. 혁신적 제품에 뛰어난 디자인,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 등이 강력한 '소프트파워'로 작용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동숙 한국비주얼 머천다이징(VM)연구회 부회장은 "애플이 추구하는 단순함의 미학과 감성은 제품에 이어 공간에도 적용된다"며 "애플스토어의 경우 간결한 디자인과 투명성, 원목 테이블 이미지 등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브랜드 스토리와 콘셉트, 경험요소 제공 등 브랜드 가치가 명확하게 전달되는 곳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스로 찾아가게끔 하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하드웨어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소프트파워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지는 이유다. 절박한 심정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철학을 분석해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닌 브랜드로 갤럭시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장의 관심은 아직 나오지도 않은 애플의 폴더블폰으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과의 비교우위에 있는 폴더블본 선두주자인 삼성으로선 선점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발빠르게 대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적으로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서 앞서나가고 있지 않느냐"면서 "갤럭시의 확고한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목소리를 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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