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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늙은 이준석"…與, 연일 '유승민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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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내년으로 점쳐지는 차기 전당대회 관련 일부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면서 당 안팎의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견제구를 던지는 이들은 여론조사 과정 중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지지자들의 '역선택'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유 전 의원을 향한 일부 보수 지지층들의 '배신자' 프레임을 부각하고 있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와 관련해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여론조사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여론은 유 전 의원이 아주 뒷순위에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데, 민주당 지지자가 특정인을 지지한다면 과연 국민의힘을 잘 이끌 수 있어서 지지하는 것인지, 민주당에 유리한 국면이 될 거로 생각해서 지지하는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 여론조사에는 (유 전 의원 지지율이) 10%도 안 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을 '늙은 이준석'으로 표현한 김 전 최고위원은 "늙은 이준석이 다시 당대표가 되면 과연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겠냐"며 "유 전 의원이 대선 경선에게서 패배하고 나서 대선 본선에서 특별히 도와준 기억은 없다. 일반 유권자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친윤' 인사로 분류되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을 향한 당심(黨心)의 크기가 작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유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출마했을 때의 당심이 유 전 의원에게 그만큼 갈지에 대해선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지난해 이 대표가 (당선)됐을 때 국민적 지지도가 높았던 부분은 안티 페미니즘의 선두에 서면서 20~30대 남자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고, 사실은 당내에서도 많은 의원이 지지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그런데 지금 유 전 의원의 경우는 이 대표와 완전히 다르다. 폭발적인 온라인상의 지지 또는 오프라인상의 지지는 전혀 없다"며 "유 전 의원이 계속해서 대통령이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격하는 모든 과정은 차별성을 두면서 새로운 대안으로서 자신을 보이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선전하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룰은 룰"이라면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은 당헌 99조 1항에 '국민의힘의 지지자와 기타의 지지자를 분리해서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택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유 전 의원의 '배신자' 프레임을 부각하면서 현재 당원 70%, 일반 국민 30%로 규정된 당대표 경선 투표 반영 비율을 당원 100%로 혁신하자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전 의원에게선 국민의힘에 대한 애정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윤석열 당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며 "유 전 의원이 첩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는 몇 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때도 배신자였었다"고 적었다.

조 의원은 "대구 지역 국민의힘 당원들은 '배신은 유 전 의원의 고질병'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현재 경선 룰은 이런 분을 대표로 앉히게 되는 룰"이라며 "즉 민주당 '개딸'(개혁의 딸·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 세력을 일컫는 말)들이 우리 당의 대표 선정에 투표권을 가지는 룰"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한결같은 말씀은 경선 룰을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 역시 역선택을 방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는 균형 잡힌 판단력을 가지신 우리 당원으로 100% 채우자"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반윤(反尹)을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비윤(非尹) 쪽에서는 아직 당을 이끌만한 사람이 나오지 않았는데,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비윤을 대표하는 일종의 수장이 나온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집권여당의 대표는 대통령의 의중도 상당히 중요한데, 유 전 의원은 지금 다시 친윤(親尹)으로 가기도 좀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윤심(尹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스탠스가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50명에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이 37.1%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16.2%), 안철수 의원(10.8%), 김기현 의원(6.3%) 등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인물 7.3%, 없음 16.6%, 잘 모름은 3.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과 보수층 조사에서는 순위가 뒤로 밀려났다. 보수층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30.4%로 1위, 이어 유 전 의원은 20.7%를 기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이 39.1%로 가장 높았고, 안철수 의원(18.3%), 김기현 의원(13.2%)에 이어 유 전 의원은 9.6%로 4위에 그쳤다.

유의미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는 것과 관련해 유 전 의원은 지난 17일 MBC '뉴스외전'과 인터뷰에서 "민심에서 저에 대한 지지가 나타나는 것은 보수정당을 확실히 개혁해달라는 국민의 요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그런 분들이 당을 많이 망쳐놨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개혁하는데 유승민이 적임자라는 뜻이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당대표 선거에서 당원 투표 비중을 늘리자는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선 "당헌을 개정해서 전대 룰을 바꾸는 것은 지금 당권을 잡고 있는 분들이 마음대로 할 것이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다만 국민이 그런 것을 어떻게 보겠나. 다음 당대표의 중요 사명은 총선 승리인데, 총선에서 이기려면 민심이 중요한가 당심이 중요한가. 너무나 뻔한 상식적인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명도 '당원의힘'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며 "민심과 거리가 있는 당 대표가 되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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