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호미곶 일대를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잘 알려진 호미곶의 천연 해양자원을 보호하고 이를 통한 생태관광과 힐링 산업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해양정원 통해 생태관광산업 육성
포항시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1730억원을 들여 호미반도 일대의 우수한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국가해양정원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포항시는 이 사업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신청했다.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은 3대 테마인 △역사 인문(다산, 우암, 장기읍성 등) △숲 생태관광(장기숲 복원 등) △해양 힐링(동해바다, 해양보호구역, 해양생물 보전 등)으로 나눠 해양정원을 특화한다.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학술적 연구 가치가 높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지속 가능한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은 정원 개념을 해양으로 단순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풍부한 천연 해양자원을 생태관광과 힐링 산업으로 리부팅(새로운 시작)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미곶 주변 해역에는 해양 보호생물종인 게바다말과 새우말이 수심 1~6m에 걸쳐 약 8.3㏊ 규모로 큰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해양생태 체험과 해양레저 안전교육을 통해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해양 보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취지로 해중생태정원도 만든다. 블루카본생태학교 및 국립어린이해양생태관, 바다생태도서관, 환동해해녀문화원, 연어물길해양생태숲, 청년 창업 및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해양문화청년레지던스 등도 계획에 포함했다.
“1000만 명 관광객 시대 열겠다”
포항시는 호미곶 국가해양정원을 통해 한반도의 산소 발생량을 1% 높이는 데 기여하고, 엔데믹 시대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포항시는 인구 2000명 규모인 독일의 작은 섬 ‘랑어욱’을 성공사례로 들었다. 이 섬은 갯벌 복원과 보전 등으로 해양생태관광을 활성화한 뒤 해마다 방문객이 10만 명 이상 다녀가면서 독일 북부에서 가장 부유한 섬이 됐다.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최동단 지역인 호미곶과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은 해안도로로, 바로 옆 바다의 파도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국내 최고의 힐링 트레킹 길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장은 “포항을 해양레저 시설과 국가해양정원을 갖춘 복합 마이스 관광도시로 만들어 포항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