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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카톡 불통에 멈춰선 대한민국…'IT 취약지대' 이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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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의 ‘카카오톡 불통’ 사태는 여러모로 정보기술(IT) 산업의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이 재해 대비가 부족하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뒤늦게 나서는 정부의 행태도 놀랍다. 말만 ‘IT 강국’이지 인프라 관리나 위기 대응 시스템은 아직 많이 멀었다.

사고 원인은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카카오 책임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전 국민의 91.5%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를 자처해온 회사가 데이터백업센터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화재 한 번에 메신저는 물론 결제·모빌리티·음악·포털 서비스 등 이 회사의 주요 서비스가 올스톱됐다. “중소기업도 예비 서버를 두는데 대기업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비판에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강원 춘천에 독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는 네이버가 같은 건물을 썼는데 금방 서비스를 재개한 것만 봐도 카카오의 재난 대응 시스템에는 단단히 문제가 있다.

카카오는 사태의 근본 요인을 스스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년 만에 계열사를 136개나 둔, 자산 규모 32조원의 국내 15위 대기업으로 급성장하면서 빠뜨린 게 무엇인지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확대 일변도 경영에 대한 비판과 일부 경영진의 ‘먹튀’ 논란이 기본 투자의 부실 문제와 겹쳐 있다.

정부가 뒤늦게 화들짝하며 나서는 것도 이상하다. 기본적으로 사기업의 무료 서비스이긴 하지만, 정부도 법적 테두리 내에 살필 대목이 있다면 산발적으로 문제가 잇따를 때 살폈어야 하지 않나. “국가 안보 문제”라며 뒷북을 울릴 것이면 공기업 등을 내세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정부나 여야 국회의원이나 또 한 번 호통쇼를 벌이거나 쓸데없는 규제만 더 만들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플랫폼 기반 IT 기업들이 달라져야 한다. 화재나 지진, 사이버 공격 등에 취약한 IT 시설이 어디 카카오뿐이겠는가. 이런 시스템은 예외 없이 운영 주체 스스로 사고 가능성을 수시로 점검하고 실질적 대응 시스템을 책임지고 마련해야 한다. 2018년 아현동 통신구 화재 사고와 지난해 KT 불통 사고에 이어진 ‘카카오 사태’를 막는 방법은 그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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