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한국레미콘공업협회장으로 활동한 정진학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역대 최장수 회장의 뒤는 한일시멘트 레미콘 계열사인 한일산업의 장오봉 대표가 맡는다. 최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시멘트업계와의 대립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임시 총회를 열고 신임 회장으로 장오봉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협회는 유진기업, 삼표산업, 아주산업, 쌍용레미콘, 한일산업 등 대형 레미콘업체 16곳으로 구성됐다.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그룹 계열사 유진기업과 ㈜동양의 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정 회장은 2012년 16대 협회장에 취임한 후 21대까지 11년간 연달아 회장직을 맡았다. 40년 역사의 협회 사상 최장수 협회장 기록이다.
지난 3월에도 6연임에 성공해 2024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았지만, 오랫동안 회장직을 고사해온 장 대표가 차기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건설업계, 시멘트업계 간 가교 역할을 하며 갈등을 중재해 ‘위기관리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진그룹의 대표적인 ‘전략통’이자 ‘관리통’으로도 꼽힌다. 유진기업 남동공장장, 영업 총괄 부사장 등을 거쳤고 2016년 유진그룹의 ㈜동양 인수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총수의 신임이 두터워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당시 직원들에게 “동양에 대한 그룹의 가장 큰 투자는 정진학을 대표로 보낸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시멘트 계열사 대표인 장 대표가 협회장에 오르면서 레미콘업계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유진과 아주를 제외한 협회 회원사 대부분이 시멘트 겸업사인 까닭에 시멘트업계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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