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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컨설팅 라이벌' 맥킨지-베인, '경영 전략 훈수 책'으로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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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베인앤드컴퍼니가 책으로 맞붙었다. 두 회사가 생각하는 최고의 경영 전략을 담은 책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출간됐다. 맥킨지 최고 직급의 컨설턴트들인 캐롤린 듀어와 스콧 켈러, 비크람 말호트라가 함께 쓴 <세계 최고의 CEO는 어떻게 일하는가>와 베인앤드컴퍼니의 시니어 고문 파트너인 프레드 라이켈트가 쓴 <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을 비교하면 맥킨지가 베인앤드컴퍼니의 약 두 배로 크게 앞선다. 책에 담긴 내용은 어떨까.

<세계 최고의 CEO는 어떻게 일하는가>의 세 저자는 ‘최고경영자(CEO)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계 최정상 CEO 67명을 추려냈다. 제이미 다이먼(JP모간체이스), 순다르 피차이(구글),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등이다. 이들은 ‘CEO 중의 CEO’들과 대화를 나눈 뒤 ‘성공하는 CEO의 태도(mindset)’를 정리했다. 분야는 방향 설정, 조직적 합의, 리더를 통한 조직 운영, 이사회와의 협업,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개인의 효율성 관리 등 6가지로 나눴다.

각 분야에 대한 성공한 CEO들의 태도는 경영 조언으로 이어진다. ‘방향 설정’의 경우 “담대하라”고 한다. 오늘날 넷플릭스는 ‘미국 최고의 DVD 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배급사’를 꿈꿨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책에 담긴 조언은 평이하다. ‘담대하라’면서 동시에 ‘리스크를 주시하라’고 하는 식이다.

다만 책에 덧붙여진 성공한 CEO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소소한 재미와 깨달음을 준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발레오의 CEO 자크 아센브로아는 “CEO의 역할은 모든 모순의 교차점”이라고 고백한다. CEO라는 게 원래 ‘단기적 결과 달성이냐, 장기적 성과에 대한 투자냐’ 등 모순된 요구를 조율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반면 <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은 오로지 ‘고객 충성도(customer loyalty)’라는 한 가지 주제로 내달린다. “기업이 이익을 내며 성장하는 방법은 고객을 정말 잘 대접해서 고객이 다음에 더 자주 찾고, 친구도 데려오게 하는 것밖에 없다”는 주장을 거듭 논증하는 게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고객 충성도 이외에도 성공하는 기업을 만드는 요인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기 쉽지 않다.

저자는 베인앤드컴퍼니 연구팀과 함께 기업이 쌓은 고객 충성도를 측정하는 ‘순추천고객시스템(NPS)’을 개발한 인물이다. NPS는 ‘우리 회사의 제품을 지인에게 추천하시겠어요?’라고 묻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고객 충성도를 수치화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고객 피드백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책은 거듭 강조한다. 신규 유입 고객 수 등을 토대로 고객 충성도를 간단하게 계산해볼 수 있도록 방법도 제시한다.

저자는 직원들이 일터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적절한 보상과 제품에 관한 자부심이 최선의 서비스와 선순환 고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직원의 모든 복지 비용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애플은 직원들이 오랜 기간 꾸준히 투자할 수 있도록 미국식 퇴직연금인 401k에 투자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다른 고객의 경험을 망치는 ‘나쁜 고객’에 대한 장치도 갖추라고 조언한다. 에어비앤비에선 호스트(집주인)와 게스트(투숙객)가 상호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나쁜 행동을 계속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솎아진다. 대부분 항공사에는 탑승 거부자 명단이 있다.

두 책은 끝없는 위기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CEO의 어깨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는 데 도움을 줄 법하다. 존 도나호 나이키 CEO는 <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의 추천사를 이렇게 끝맺었다. “이 책은 적절한 때에 나온, 반드시 읽어야 할 적절한 책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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