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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하트 상장 접는다는데"…'폭락' 카겜, 주가 향방은? [신현아의 IPO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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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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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게임즈가 주가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신작 부재에 우마무스메 운영 논란,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이슈 등 3중 악재에 주가는 올 들어 58% 폭락했습니다. 금리 인상이라는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도 성장주를 끌어내리기 바빴죠.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4일 3만825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상장 후 처음으로 3만원대로 내려간 카카오게임즈였는데요.

    이날은 라이온하트의 상장 철회 소식에 그간의 논란을 해소하면서 급등 마감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캐시카우인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그만큼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그동안 주가에 반영돼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워낙 그간의 낙폭이 컸던 지라 주가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14일 종가는 올 초와 비교하면 58% 빠졌는데요. 52주 신고가(지난해 11월 17일, 11만6000원) 대비로는 67% 하락했습니다. 시초가(4만8000원)도 한참 밑도는 상황이죠. 이날 급등은 단기적인 반등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만큼 상승세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오딘 흥행에 질주했던 2021년…시총 2위로 올라서기도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자회사 1호로 상장한 기업입니다. 2020년 9월 1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는데요.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만큼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2만4000원)의 2배로 뛴 뒤 가격제한폭(30%)인 6만2400원까지 치솟은 '따상'을 기록했던 종목입니다. 시가총액이 당시 4조5600억원으로 불어나 단숨에 코스닥 시총 5위로 올라서기도 했죠.

    2020년 하반기는 공모주가 열풍을 불었던 시기였던 데다 신작 '엘리온' 출시를 두어 달 앞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게임주는 신작 출시를 계기로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6월 29일 대표작 오딘 출시를 기점으로 주가가 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지난해 코스피가 3000선을 웃도는 등 장이 좋았던 영향도 있었죠. 하지만 오딘이 예상보다 더 흥행하면서 4만~5만원을 맴돌던 주가는 7만원대로 직행한 뒤 10만원까지 상승합니다.

    주가 급등에 카카오게임즈는 시가총액 순위 2위(현재 6위)까지 오르게 되는데요. 이 모든 게 오딘 출시 후 한 달(지난해 6월 29일~7월 29일)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주가는 이 기간 무려 70% 급등했습니다.
    악재 잇따른 2022년…신작 부재·우마무스메 운영·자회사 상장 논란
    호재가 가득했던 2021년과 달리 올해는 증시 침체 속 잇단 악재로 주가 변동폭이 확대됐습니다. 통상 성장주로 분류되는 게임주는 금리 인상기에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데요. 엔씨소프트(57%), 펄어비스(72%) 등 국내 대표 게임주 모두 52주 고점 대비 낙폭이 타 업종과 비교해 큰 편입니다.

    이 와중에 올 6월 출시한 '우마무스메' 운영 미숙 논란과 라이온하트 '중복 상장'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 크게 위축됐죠.


    라이온하트 상장은 올해 초부터 예견된 일이었지만 지난달 30일 라이온하트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의 지분 54.94%를 보유한 최대 주주고,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수익원인 오딘의 개발사입니다.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중복계산(더블 카운팅)돼 모회사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죠. 더군다나 라이온하트의 시가총액이 카카오게임즈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 모회사 할인 이슈는 더 부각됐는데요. 카카오게임즈의 1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1456억원, 라이온하트의 시가총액은 3조1000억~4조56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를 차지하는 핵심 캐쉬카우 사업이 재차 별도 법인으로 상장되는 형태로 중복 상장에 따른 할인 이슈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투자자들이 라이온하트의 상장을 반대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카카오게임즈·라이온하트 모두 사업부를 분리하는 물적분할 개념이 아닌 별도 법인의 상장인 만큼 더블 카운팅에 따른 기업가치나 주가에 타격이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각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정보기술(I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복·쪼개기 상장' 등 관련된 기사가 쏟아졌는데 사실 잘못된 정보"라며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기 때문에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더라도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온하트 상장 연기에 카겜 9%대 급등…"반등 일시적" vs "상승 모멘텀"

    지난 13일 라이온하트는 상장을 미루겠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회사의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기 어렵다"며 상장 보류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완전 철회'가 아닌 '수요예측 철회'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언제든 상장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라이온하트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 효력 마감 기한인 내년 3월을 목표로 상장을 진행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며 "증권 신고서는 그때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한 건 상장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상장 보류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그간 상장을 앞두고 모회사 할인 우려를 소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에선 이날 반등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상장 완전 철회가 아니기 때문에 이슈가 해소되기 전까진 상승이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상장 이슈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증권신고서 철회 이슈에 일시적으로 반응할 전망"이라며 "일시적 주가 급등 이후에는 실적보다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주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라이온하트의 상장이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오늘 하루만 오르고 말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상장하면 중복 상장 이슈가 지금처럼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며 "그럼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신작 라인업 등 다른 상승 재료가 부각되면서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또 "양사 합의 하에 상장을 안 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풋옵션' 문제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은 옵션이다. 14일 주가가 반등한 것도 이런 요인들이 다 반영된 것"이라며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든 안 하든 카카오게임즈에는 호재"라고 말했습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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