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먹거리 중심으로 생활필수품 가격이 1년 전보다 10%가량 올랐다는 조사가 나왔다. 특히 밀가루와 식용유, 설탕 등 먹거리가 20~40%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매월 셋째주 목요일과 금요일 서울·경기지역 420개 유통업체에서 판매 중인 35개 품목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보다 평균 9.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5개 중 가격이 오른 33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0.4%였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달걀(-10.3%), 고추장(-0.3%) 2개 품목에 불과했다.
3분기 상승률이 높은 품목은 먹거리에 집중돼 있었다. 40% 넘게 뛴 밀가루(42.7%)를 비롯해 식용유(32.8%) 설탕(20.9%) 콜라(14.6%) 어묵(14.6%) 순이었다. 이들 가격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오름폭은 25.1%에 달했다.
제품별 기준으로는 조사 대상 77개 중 72개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밀가루 중에서 '곰표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의 가격 상승폭이 43.3%로 가장 컸다. '백설 밀가루 중력분'(42.2%), 오뚜기의 '콩 100% 식용유'(40.9%), '백설 콩 100%로 국내에서 만든 콩기름'(31.2%) 등의 상승폭도 컸다.
밀가루와 식용유의 가격 상승 배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의 수급 불안,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으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진단했다.
식용유의 경우 2분기보다도 가격이 평균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39개 품목 중 25개 품목의 가격이 2분기보다 상승했더, 식용유(11.0%)가 가장 많이 뛰었고, 설탕(10.3%), 밀가루(9.5%), 마요네즈(6.8%), 햄(5.9%) 역시 오름세를 나타냈다.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밀가루, 식용유, 설탕은 소비자에게 매우 기초가 되는 식재료로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며 외식 물가까지도 영향을 끼치는 품목이나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바구니 물가뿐 아니라 외식물가 역시 올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9.0% 상승해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햄버거(13.5%) 갈비탕(12.9%) 김밥(12.9%) 자장면(12.2%) 해장국(12.1%) 등이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저렴한 가격에 서민 외식 대표 먹거리 꼽히는 김밥의 경우 지난 8월 서울 평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섰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9월 서울의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046원으로 올해 1월(2769원)보다 10% 뛰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