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개원 40주년을 맞아 오는 2029년까지 현 병원 부지에 새 ‘도심형 스마트 병원’을 건립한다.
송영구 병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병원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21만6500㎡ 규모의 현 병원 부지에 건립될 예정으로 현재 구체적인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983년 건립 이후 환자와 병원 인력이 급증했지만, 건물 공간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원활한 진료 및 연구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송 병원장은 “새 병원은 일반 대지를 개발해 기초를 다지고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의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지에 건물을 새로 올리기 때문에 초고난도의 공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립 공사에 따른 공간 제약을 극복하면서 중단 없이 병원을 운영하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사를 3단계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새 병원의 메인이 되는 수직 집중형 건물을 세운 뒤 기존 건물을 일부 허물어 추가 건물을 짓고, 이후 나머지 건물은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다.
새 병원에는 미래의료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강남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환자와 내원객의 보행 환경을 위해 지하에 드롭존(Drop-Off Zone)을 조성하고, 지상부에 도곡근린공원 녹지축을 연계한 조경을 설치한다.
또 미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대비해 환자와 의료진, 방문객 동선을 분리한 병동과 외래 배치, 엘리베이터 활용 계획을 설계에 반영했다. 도심 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대비해 건물 옥상부에 헬리포트도 구축할 예정이다.
송 병원장은 “새 병원에는 미래 의료를 상징하는 최첨단 디자인 요소가 대폭 적용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 극대화된 효율성을 갖춘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만들어 ‘최고 그 이상’(Beyond the Best)이라는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학교의료원이 올해 처음 시행하는 책임경영제도의 첫 번째 참여 기관”이라고 밝혔다. 책임경영제도는 의료원으로부터 일부 권한과 책임을 이양 받아 자체적으로 경영하는 게 골자다.
강남세브란스는 갑상선암센터와 대동맥 수술팀, 유방암센터, 방사선종양학과, 척추병원, 연세의대 강남캠퍼스, 치과병원, 로봇수술센터 등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진료 부문을 계속 강화할 예정이다.
송 병원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강남 지역에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향후 새 병원을 건립하면 더 우수한 진료와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병원장은 지난 8월부터 두 번째 임기(2년)를 시작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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