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약세가 지속되면서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 전환가액 하향조정이 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CB 전환가액 하락이 공매도로 이어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12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32% 오른 671.67에 마감했다. 최근 1개월 간 코스닥지수는 15.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0.09% 빠진 점을 고려하면 낙폭이 더 컸다. 연초 이후로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26.31%, 코스닥지수는 35.28%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성장주들이 모여 있어 유가증권시장보다 변동성이 큰 편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 약세로 코스닥시장에서 CB 전환가액 하향조정이 늘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가 하락으로 CB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면 전환되는 주식 수는 햐향된 가격에 비례해 늘어난다. 이 경우 통상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돼 해당 종목의 주가는 하락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가액 조정 비율에 따라 늘어나는 전환 가능 주식 수를 가늠해볼 수 있다”며 “특히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닥150에 속한 종목이라면 일부 투자자들이 공매도로 대응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헬스케어 업종에서 이러한 공매도가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환가액 조정 공시 수는 월평균 104건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 분야가 104개, 헬스케어가 77개 순으로 많았다. 헬스케어 업종의 경우 전환가액 조정을 한 기업 중 코스닥150 내에 든 기업 비율이 약 17%였다. 타 업종이 10% 내외인 것에 비해 높았다. 특히 인트로바이오, 헬릭스미스, 셀리버리 등은 올해 3~4개월 간격으로 2회 이상 전환가액을 하향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2월과 7월에 특히 전환가액 공시가 많았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주가가 양호한 4월은 전환가액 공시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