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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부터 갚자"…가계대출 잔액 9개월째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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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이자 부담에 가계 빚을 갚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반면 금리 인상 혜택을 볼 수 있는 정기예금에는 한 달 새 30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830억원으로 8월보다 1조3679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125조5620억원)이 전달보다 2조519억원 줄면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감소세를 이끌었다. 부진한 증시에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수그러든 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계속 커지자 빚 갚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지면서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예·적금 잔액은 799조814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에 육박했다. 8월 말에 비해 31조2708억원 증가한 수치다. 1월 말과 비교하면 100조원(93조7275억원) 가까이 늘었다. 정기예금이 증가분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5대 은행 정기예금은 8월 말보다 30조6838억원 늘어난 760조5044억원을 기록했다. 정기 적금도 9월 말 39조3097억원으로 전월보다 5869억원 늘었다.

반면 이자율이 0.1%에 그치는 요구불 예금 잔액은 급감했다. 9월 말 5대 은행 요구불 예금 잔액은 617조2160억원으로 전달보다 9조3846억원 줄었다. 요구불 예금은 최근 3개월 만에 23조원가량 줄었다. 연 4%를 돌파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5%를 향하고 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연 4.5%에 달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 앱 개인 고객에게 1년 정기예금 금리로 연 4.5%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모바일 앱에서 연 4.2%(6개월) 특판 예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예·적금 금리 상승이 변동형 주담대 지표 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끌어올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은행이 매달 새로 조달한 자금이 기준이 되는 코픽스엔 예·적금 금리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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