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한 실용적 서비스가 많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NFT와 코인을 몰라도 클립을 통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양주일 그라운드엑스 대표(사진)는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NFT의 거품이 꺼지면서 업계가 실용적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라운드엑스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로 디지털자산 지갑인 클립을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3월 그라운드엑스 대표에 취임한 양 대표는 개발자로 시작해 NHN티켓링크, 벅스, 여행박사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서비스회사의 대표를 맡았다. 양 대표는 “그라운드엑스에서도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엑스는 그동안 카카오톡에 포함됐던 클립을 지난 7월 단독 앱으로 출시했다. 현재는 암호화폐와 NFT 등을 주고받고 보관하는 기능만 제공한다. NFT를 사고팔 수 있는 마켓인 클립드롭스에 접속해 디지털아트 상품을 살 수도 있다. 현재 가입자는 200만 명,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10만 명 수준인데 내년까지 가입자 500만 명, MAU는 80만~90만 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가장 먼저 시도하는 분야는 공연·전시회 티켓이다. 그는 “티켓과 NFT를 결합하면 암표 방지는 물론 티켓 구입자에게 공연 티저 영상을 보내주거나 공연장에서 듣고 싶은 노래를 투표로 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굳이 NFT라는 말을 앞세우지 않고, 현재 시스템에서 더 진화한 기능을 통해 필요성을 입증한다는 얘기다. 트위터처럼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개인이 보유한 NFT를 보여주는 것도 계획 중이다. 그는 “NFT 소유권이 드러날 수 있도록 프로필에 별도 표시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카카오톡 내에서 NFT를 교환하거나 선물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대표는 커뮤니티, 커머스, 커뮤니케이션 등 ‘3C’ 분야에서 먼저 지갑 서비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웹3.0 시대에는 지갑이 일종의 아이디 같은 역할을 한다”며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수록 가입자가 많은 지갑이 우선적인 협업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유통,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50여 개 국내 기업과 함께 NFT 얼라이언스인 그리드를 결성해 생태계 구축 및 확장에 나섰다.
양 대표는 장기적으로 지갑이 인터넷 서비스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웹3.0 시대에는 개개인이 관심 있는 서비스를 자기 지갑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의 주체가 바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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