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열리지 않았던 '서울세계불꽃축제'가 3년 만에 열리면서 시민 100만여명이 여의도에 몰렸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인근 도로변에 무단으로 차를 세워 대중교통 정체가 빚어지거나 불꽃축제 관람 후 자리를 제대로 정리하고 가지 않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시민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8일 진행된 서울세계불꽃축제는 'We Hope Again'(우리는 다시 희망한다)'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시민들의 일상을 위로하고 다시 꿈과 희망의 불꽃을 쏘아 올린다는 의미다. 오후 7시 20분부터 시작한 불꽃축제는 약 100분 동안 진행했다. 이번 축제엔 한국을 포함해 일본, 이탈리아 등 3개 팀이 참가했다.
하지만 '희망'을 외친 행사와 달리 시민 의식에 '절망'을 느낀 이도 적지 않았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불꽃축제 이런 건 너무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올림픽대로 한가운데 차량을 세워놓고 불꽃 축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글 게시자는 "도로변에 차 다 세워둬서 버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혀버림..올림픽대로에도 차 세워놓고 관람 중..;;"이라고 적었다.
앞서 경찰은 불꽃축제 관람을 위해 한강 교량이나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에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견인 등 강력한 단속을 시행할 방침을 밝힌 바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사고라도 나면 구급차도 못 움직이는 것 아니냐" "중국 욕을 왜 하냐 우리가 소(小) 중국인데" "도로가 자기들 안방이냐" "불꽃 축제하면 항상 저러더라" "축제는 좋지만 저런 모습은 참 별로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또 불꽃축제가 끝난 후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에 남겨진 쓰레기와 돗자리, 담배꽁초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학생 250여명으로 구성된 비영리시민단체 브이원정대는 이날 오후부터 공원을 돌면서 쓰레기봉투를 나눠주고 쓰레기를 깔끔히 처리하자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화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 2000여명은 늦은 시간까지 쓰레기를 치우고 행사장을 정리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매번 행사가 끝난 후 도로 점령과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시민 의식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아 왔다. 과거 불꽃 축제 이후 발생한 쓰레기양은 30여톤, 이를 처리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도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