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주가 급락하면서 우리사주에 청약한 임직원들이 수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투자한 직원들은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7일 카카오페이는 14.41% 내린 4만100원에 마감했습니다. 공모가 9만원 대비 55% 하락했습니다. 카카오뱅크도 1만835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3만9000원) 대비 반토막 났습니다.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작년 8월6일 상장 당시 인당 평균 4억9014만원을 청약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은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은 8억원을 청약해 손실이 4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카카오페이 직원들도 인당 평균 3억9045만원을 넣었습니다. 이들이 보는 손실은 1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직원들은 우리사주 청약 한도를 최대로 채웠습니다. 그만큼 주가 상승을 확신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사주조합은 공모 물량의 최대 2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20%, 카카오뱅크는 19.5%를 채웠습니다.
놀라운 점은 1000명도 안 되는 직원이 수천억 원의 물량을 떠안았다는 점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우리사주 물량 4970억원을 임직원 1014명이 가져갔습니다. 카카오페이도 3600억원을 922명이 받아갔습니다.
직원들 대부분 대출로 주식담보대출로 투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대매매 우려가 커진 배경입니다. 우리사주 대출의 경우 담보 유지 비율이 60%입니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40% 하락하면 담보 부족 상태가 됩니다.
임원진들은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 주식을 처분했습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와 임원진들은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작년 12월10일 팔아 9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카카오가 손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을 강행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카카오가 이중상장 논란으로 그렇게 고생했으면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발자 위주의 조직이 가지는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목표만 보고 달리는 개발자들이 다수인 조직”이라며 “좋은 서비스만 제공하면 국민들이 응원해줄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주식을 팔지 말고 버티라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부장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연달아 매도 리포트가 나오는 것은 개미털기를 위한 작전”이라며 “주가가 연말에는 V자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네이버 등 다른 종목에 대해서도 외국계 매도 리포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증권사 부장은 “그렇게 안 좋게 봤으면 왜 이제 와서 매도 리포트를 내겠냐.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형적인 개미털기”라고 말했습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 여의도 증권가 소식과 개미들 이야기를 다룬 <불개미 구조대>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