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월 경상수지가 넉 달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월별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9월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 전환하고 연간 흑자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74억4000만달러 흑자)보다 104억9000만달러나 감소한 수준이다. 원자재 등의 수입가격이 큰 폭 오르면서 상품수지 적자가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으나,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낸 바있다. 이후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석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나 다시 넉 달만에 적자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불확실해 높은 수준의 에너지 수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여행 수요도 경상수지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경제가 주요국에 비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임에도 경상수지는 이들 국가에 비해 양호한 상황"이라며 "9월에는 무역적자가 크게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전월에 이어 두 달째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보다 104억8000만달러나 줄어 4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572억8000만달러)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41억달러 늘었지만, 수입(617억3000만달러) 증가 폭(145억8000만달러)이 수출의 약 네 배에 달했다.
8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1% 늘었다. 원자재 중 석탄, 가스, 원유의 수입액(통관기준) 증가율은 각 132.3%, 117.1%, 73.5%에 이르렀다.
서비스수지는 지식재산권사용료 지급 증가 등으로 7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한은 측은 국내 대기업의 특허권 사용료 지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전소득수지 역시 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재유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은 6억1000만달러에서 9억7000만달러로 3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반면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억4000만달러에서 22억4000만달러로 불어났다. 배당소득수지 흑자(13억9000만달러)가 지난해에 비해 13억8000만달러나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6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6억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25억9000만달러 늘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