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이 공정한 계약문화 조성에 성과를 내고 있다. 철도공단은 연간 6조원 규모의 재정으로 한국 철도를 건설하고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각종 사업에 연간 수천 건의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6일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공정한 계약문화 조성을 위해 지난해 ‘계약제도 혁신 TF’를 발족했다. 지난해 말까지 △제도개선반 △공정평가반 △상생협력반 △업무지원반 등 4개 반에서 총 88개의 과제를 개선하고 완료했다.
올해는 기존 4개 반에 관련 협회로 구성된 ‘고객소리반’을 추가해 ‘계약제도 혁신TF 시즌 2’를 운영하고 있다. 시즌 2는 기술력 제고, 동반성장 실현, 공정계약 정착 등 3대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개선과제 50개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이미 39개 과제를 상반기 중 완료하기도 했다. 우선 1000억원 이상 공사의 안전책임자 배치인원을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해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근로자가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고 있다. 대형발주 공공기관 최초로 공사규모 100억∼300억원 미만 공사의 시공실적 만점 기준을 5년간 5배에서 4배로 낮춰 중소기업 참여 문턱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200억원 공사를 기준으로 토목 분야는 51개 업체, 건축 분야는 131개 업체가 공단 입찰에 새롭게 참여하고 있다.
철도공단은 컨소시엄 구성도 활성화시키고 있다. 궤도 공사에서 공동수급체로 참여할 경우, 단독 참여 대비 점수 격차를 0.3점에서 0.5점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전체 44개 궤도업체 중 20개 내외 업체만 공단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궤도시장이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철도공단은 기대했다. 하도급 계획 위반 시 적용하던 2년간 1.2점의 감점 기준도 완화했다. 사실상 2년간의 입찰참여 제한으로 이어진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감점 기준을 1.0점으로 완화해 규제 개혁의 체감도를 느끼도록 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시공사 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공사 발주에 앞서 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철도공단은 지난 5월 발주한 남부내륙철도 턴키 공사(2개 공구)에 이어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등 연말까지 4개 사업 13개 공구를 순차적으로 발주할 예정이다. 가격 상승분 공사비 반영으로 건설사 입찰 포기에 따른 유찰 시 순차적으로 사업이 지연될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기로 했다. 턴키 공사의 경우, 설계에서 시공까지 건설사가 모든 책임을 부담한다. 정부 입찰·계약 집행 기준에 따라 기본계획 발표 후 입찰에 이르는 기간에 발생하는 물가 변동을 계약 금액에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철도공단은 이런 법적,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총사업비 자율조정 협의를 통해 물가변동분을 발주 전 미리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원만히 해소해 예정된 철도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더불어 앞으로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한 계약제도 운영으로 새정부 국정과제의 실질적 성과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