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은혜숲은 2021년 11월, 우울·불안으로 인한 청년 자살률을 줄이는데 기여하고자 설립 된 소셜벤처다. 은혜숲은 대표 브랜드 아나파보(Anapavo)를 런칭해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불안한 MZ세대들에게 ‘향기 정서수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상의 쉼(A1 Rest)을 전하는 브랜드 ‘아나파보’
아나파보는 ‘쉬게하다, 쉼을 주다’ 뜻의 고대 그리스어로 우울·불안·스트레스로 마음이 고통받는 10~30대 청년들에게 ‘향기 정서수용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가장 쉽고 빠르게 셀프 멘탈 헬스 케어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멘탈 웰니스 브랜드이다.
2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중요한 이유
황혜림 은혜숲 대표는 20대 자살 이슈를 강조했다. 황 대표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자살률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세대와는 다르게, 20대는 유독 5년 연속 (전년 대비)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시기인 2020년에는 대한민국 전체 자살률이 –4.4%p 떨어지는 동안에도 20대만은 ‘12.8%p’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9월 27일 발표 된 ‘2021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MZ세대인 1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이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전체 사망자 중 절반 이상(56.8%)이 자살로 인해 꽃다운 생을 마감하고 있다. 하루 평균 4명 정도의 20대들이 오늘도 어디에선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 대표는 “이는 청년 개인의 문제로 방치하기에는 심각한 수치”라며 “사회구조적으로 정부 민간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여 대처해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
“변화가 빠른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과거 정보가 제한되고 변화의 속도가 서서히 이루어지던 기성 세대와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불확실성은 높아졌고,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20대는 학생에서 사회초년생으로, 30대는 결혼·출산 등의 거대한 역할 변화로 스트레스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일 매일 불안과 스트레스를 직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나파보는 마음이 힘들지만 병원이나 상담을 찾지 않는 청년들의 곁에서 그들이 가장 좋아하고 편안해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가치 있게 여기고 마인드와 멘탈헬스를 케어 할 수 있는 과정을 돕습니다.”
청년들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아나파보팀
아나파보는 2030 청년들로 이뤄진 팀이다. 대표이사부터 사내이사, 팀장급 모두 ‘이직의 신’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곳에서 직업 경험을 이뤘다.
황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SK네트웍스, 3M Korea 출신의 ‘상담심리’ 석사 수료자로 비즈니스 생태계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상담하지 않는 상담 회사’를 세우고 싶어했다. 임하경 CIO는 KAIST 생명공학 출신으로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KAIST 경영공학 빅데이터 분석 석박사 과정으로 전공을 변경해 현재 생물학적 이해와 데이터 분석력을 모두 겸비한 인재로 아나파보에 다양한 분석과 인사이트를 채워가고 있다.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손세종 CTO 는 블록체인 초창기부터 개발을 진행해 온 블록체인 영역의 전문 개발다. 윤영애 상담 팀장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기업 사회공헌과 관련 된 업무를 담당하다 카톨릭대에서 상담심리 석사를 마치고 강남성모병원 정서연구실에서 7년간 정서연구를 지원한 상담심리 전문가이다.
황 대표는 “질풍노도의 20대를 지나 온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전문성을 갖춘 팀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2030의 고민을 깊이 공감하고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나파보는 2022년 상반기에는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치고 클로즈 베타테스트(Closed Beta Test)를 통해 ‘향기 자기수용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정서수용 12% 증가, 불안 및 스트레스 9% 완화)을 완료했다. 4분기까지 20만건의 감정 문장을 수집·가공해 ‘감정 AI 모듈’ 을 1차 확보 할 예정이며 2023년에는 2차 AI 개발을 통한 ‘정서수용 프로그램’ 자동화, 2024년에는 음성 데이터까지 고도화 된 AI 솔루션을 통해 ‘Urgent Alarm System’을 도입해 우울·불안·스트레스로 인한 청년 자살을 적시에 예방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문제를, 청년들이 함께 해결하는 Business Model
뿐만 아니라 아나파보의 팀원은 20대 초중반 청년들로 구성된다. 설립 초기부터 함께한 장정임 팀원은 현재 22살의 대학 재학생으로 20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청년의 관점에서, 청년과 핏(Fit)한 소통을 위한 경영지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나파보는 ‘청년들과 함께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이뤄가는 중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올 7월, MZ세대의 유동인구가 많은 연남동 넌컨템포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여 200여명의 청년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해당 수익금 전액을 지난 9월 14일 원주아동센터에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
기부금 전달식과 함께 진행 된 업무 협약 미팅을 통해 아나파보는 ‘제품 수익금 일부 매년 정기 후원’ ‘자립준비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협력’ ‘자립준비청년의 정서 안정 프로그램 지원’을 확약하며 중장기적으로 원주아동센터와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지원 할 예정이다.
아나파보 관계자는 “MZ 세대 청년들과 함께 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의 청년들을 지원함으로써 청년들이 스스로 청년 세대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경희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이 운영하는 삼의원창업센터에 입주한 아나파보는 지난 9월 16일 데모데이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황 대표는 “이번 수상이 작지만 묵묵히 우리만의 길을 걷어가도 괜찮다라고 응원 받는 느낌”이라며 “아나파보도 묵묵히 주어진 길을 걸으며 수고하고 무거운 마음의 짐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친 청년의 곁에서 진정한 ‘쉴 곳’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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