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작품 '윤석열차'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 "신문사마다 일간 만화를 내는 곳이 있고 90% 이상이 정치 풍자인 것은 그만큼 만화와 프로파간다, 정치는 가까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체부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기사를 공유하고 이같이 적었다.
이 전 대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면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날 것 같은데 만화로 정치 세태를 풍자하는 것은 경고의 대상이 되고,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서슬 퍼렇던 시절에 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에게 모의재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일화는 무용담이 되어서는 같은 잣대라고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자는 40년 전에도 처벌 안 받았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일화는 윤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학 재학 시절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진압과 관련한 모의재판에서 검사로 출연해 현직 전두환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는 일화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 모의재판 후 한동안 강원도로 도피했다고 알려졌다.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만화 작품은 고등학생이 그린 것으로 윤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열차가 달리고 있고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열차 기관사로,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칼을 든 채 객실에 줄줄이 타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열차 앞에는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만화에 상을 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차'와 관련해 "저희가 따로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풍자만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처에서 대응했다면 그것을 참고해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답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