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미국판 당근마켓인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업계 최대 빅딜을 단행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네이버 주가는 4일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경신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이날 9.04% 하락한 17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전 52주 신저가였던 19만500원을 또다시 경신했다. 네이버의 주가가 18만원 대 아래로 하락한건 2020년 4월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주가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증시가 다같이 폭락했던 당시 수준에 가까워 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포쉬마크의 인수소식이 하락세를 가속화했다는 평가다. 미국판 '당근마켓'이라고도 불리는 중고거래업체 포쉬마크의 인수가격이 다소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약 2조 3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17.9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재 포쉬마크의 거래 가격은 주당 15.57달러다.
포쉬마크가 성장하는 기업이지만 적자기업이라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쉬마크의 사용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며 지난 2분기 기준 8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까지는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포쉬마크는 약 2300만 달러(328억원)의 분기 영업손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쉬마크는 현재 15달러 미만의 상품은 2.95달러씩, 15달러 이상의 상품 거래에는 2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인수의 관건은 네이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비용 절감안을 적용해 '포쉬마크를 흑자전환 시킬 수 있느냐'의 여부라는 평가다.
다만 미국 주요 증권사들은 네이버에 대한 목표주가 내리고 있다. JP모건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27만에서 22만으로 18.5% 하향했고, 씨티은행은 32만8000원에서 17만원으로 48% 목표주가를 내렸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