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과 추어탕을 제일 좋아합니다. 닭발, 산낙지도 잘 먹어요.”
알렉산드라 헤이거 CJ푸드빌 뚜레쥬르 미국법인 음료 스페셜리스트(34·사진)는 한식에 빠져 있다. 푸른 눈동자, 연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미국인이지만 한국어에도 능숙하다. 업무상 방한한 그를 3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만나 미국 내 ‘K푸드’ 인기의 실상을 들어봤다.
그가 한국 문화에 입문한 건 대학 시절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인 2007년이었다. 당시 ‘커피프린스 1호점’을 보고 한국에 대한 짝사랑에 빠졌다.
이후 울산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기도 하고, 고려대가 지원하는 미국 하와이대 한국어 과정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스토커’를 주제로 석사 논문도 썼다. 그는 현재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코스트 지역 뚜레쥬르 세리토스점(323㎡)에서 일한다.
“한 매장에 300종에 달하는 빵과 다양한 음료가 갖춰진 것은 한국에선 익숙할 수 있지만 미국 현지에선 매우 놀란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치크로켓, 단팥빵, 마늘빵 등 한국식 빵의 인기가 뜨겁다고 한다.
“뚜레쥬르 매장의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기 위해 60㎞ 넘게 떨어진 리버사이드에서 오는 단골이 있을 정도예요. 세리토스점 하루 커피 매출이 바로 앞 스타벅스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이 달군 한국 열풍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달 에미상 주요 부문을 수상한 뒤 더 거세졌다”고 설명했다. 삼겹살을 불판에 구워 먹는 ‘K바비큐’가 현지에서 인기가 높아지자 중국인들까지 이곳저곳에 식당을 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헤이거 스페셜리스트는 지난 4월 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주최하는 미국 커피 챔피언십에서 커피칵테일부문 1위에 올랐다. 그는 “미국에서 성장궤도에 진입한 뚜레쥬르 브랜드와 한국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하수정 기자/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