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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립대 작년 270억 날릴 동안 美 하버드는 16조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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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사립대들이 적립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총 183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비슷한 기간 해외 명문 사립대들은 체계적인 투자로 대규모 수익을 냈다. 미국의 하버드대는 지난 회계연도에만 33.6%의 투자수익을 내 기금이 113억달러(16조2618억원) 불어났다.
영남대 -96.5%...'투자 낙제점'
지난달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적립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립대 42곳이 총 18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중 60%에 해당하는 25개 대학이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들의 손실액만 따지면 270억원이다.

특히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곳은 영남대로, 5억4193만원의 투자 원금이 1878만원이 됐다. -96.5% 수익률이다. 그 뒤로 경남대(-64.5%), 경동대(-53%), 우송대(-14.6%), 대구가톨릭대(-11.7%) 등이 큰 손실을 냈다.

다만 대학들의 금융상품 투자 자체를 문제로 지목하긴 어렵다. 국내 사립대 중에도 지난해 좋은 투자 성과를 낸 대학들이 있다. 서강대는 195억7612만원의 투자원금을 221억6663만원으로 불렸다. 수익률로 따지면 13.2%다. 포항공대도 9.6% 수익률을 내며 지난해 금융투자로 36억3068만원을 벌었다.

지난해 하버드대 투자 수익으로 대학 운영비 40% 충당
해외 유명대학들은 훨씬 높은 수익을 올렸다. 미국 하버드대 기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HMC)는 2021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에 33.6%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전 두 해 수익률도 7.3%, 6.5%을 기록했다.

막대한 투자 수익으로 전체 기금 규모는 이전 회계연도보다 113억달러(16조2618억원) 증가한 532억달러(76조6080억원)를 돌파했다.

HMC는 이 수익을 기반으로 20억달러(약 2조8794억원)의 학교 운영 예산을 하버드대에 지급했다. 전체 운영 예산의 39%에 달하는 규모다. HMC가 하버드에 지급하는 예산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0년 5억달러를 밑돌던 지급액은 2010년 15억달러, 2020년 2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포트폴리오도 공격적이다. 지난해 HMC가 가장 많은 액수를 투자한 자산은 사모펀드(34%)와 헤지펀드(33%)다. 한 해동안 각각 77%, 16%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스탠퍼드대도 스탠퍼드매니지먼트컴퍼니(SMC)의 대규모 기부금 투자 수익을 통해 매년 1조원 이상의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해외 유수의 대학들은 이 같은 수익을 연구비에 쏟아붓고, 국내 대학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극복 못할 때도 있지만 투자 멈추지 않아
물론 해외대학이라고 언제나 높은 투자 수익률을 내지는 못한다.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때도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HMC는 ?27.3% 수익률을 기록해 10억달러 넘는 기금을 잃었다. 2012, 2016회계연도에도 손실을 기록했다.



데이터분석업체인 ‘윌셔 트러스트 유니버스 비교 서비스’는 2022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 동안 미국 대학의 기금 규모가 평균 10.2%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버지니아대도 지난달 2022회계연도의 기금 운용이 -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버드대 역시 이번 회계연도에는 플러스 수익률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 신문인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미국 럿거스대 비즈니스스쿨의 존 M. 롱고 교수는 “이번 회계연도에는 대부분의 자산들이 고전했다”며 “지금 하버드대 기금이 유의미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창출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수익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금융투자를 멈추거나, 정부 차원에서 대학의 투자를 규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체계적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고민한다. 하버드대는 매년 회계 보고서를 발간해 구성원은 물론 외부인도 HMC의 대략적인 포트폴리오와 투자 방향성을 알 수 있도록 공표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하버드 교수들로 꾸려진 ‘리스크 감수 그룹’을 만들어 어느 정도의 투자 리스크를 감수할지 논의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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