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연 3%로 인상되면 약 6만 명의 소상공인이 추가 도산 위기에 내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에서 연 3%로 인상할 경우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소상공인은 118만3832명에서 124만2751명으로 5만8919명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계 소상공인이란 영업이익으로 부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이 4개 분기 연속으로 발생한 소상공인을 뜻한다. 중기연은 2017년 2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창업, 운영 중이거나 휴·폐업한 신한카드 개인사업자 가맹점 63만여 개의 부채와 영업이익을 분석해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사 대상 기간 5년 동안 1개 분기라도 부실이 발생한 사업자는 24만9342개, 39.5%였다. 1년 이상 부실 상태로 영업을 지속한 경우도 31%에 달했다.
부실 발생 후 정부 지원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액은 정상 사업자는 평균 약 9700만원이었지만, 1개 분기라도 부실이 발생한 사업자는 약 2억1600만원이었다. 부실 기간이 길수록 부채액도 늘어났다.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한계 소상공인 수도 늘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의 기준금리 연 2.5%에서 한계 소상공인 비율은 17.3%로 추정됐다. 이 비율을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본통계상 소상공인 수에 적용하면 한계 소상공인은 118만3832명이다. 기준금리 연 2.75%에선 한계 소상공인 비율이 17.7%(121만1204명)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연 3%에선 18.2%(124만2751명), 연 3.25%에선 18.6%(127만2790명)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 500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중소기업 10개 중 7개(69.2%)는 최근 고금리 현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왔다. 99.6%는 고금리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애 중기연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은 상대적으로 물가보다 금리 충격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정책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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