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입을 맞춘 혐의로 4년 6개월여를 교도소에서 보낸 남자가 45만달러(한화 약 3억7000만원) 배상받게 됐다.
2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레베카 엘리스 고등법원 판사는 "대니얼 피츠제럴드가 강제추행죄로 징역 7년 형을 선고받은 것은 너무 지나치다"면서 "4년 6개월여를 교도소에서 보낸 피츠제럴드에게 45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피츠제럴드는 2016년 12월 웰링턴의 한 거리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다른 여성을 밀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피츠제럴드에게 강제추행, 폭행, 보호관찰 명령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고, 이미 두 차례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그는 지난달 폐기된 '삼진법'에 따라 법원에서 강제추행죄 최고형인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뉴질랜드의 삼진법은 중대한 범죄를 세 번 저지른 사람에게 자동으로 법정 최고형을 내리도록 한 법으로 실질적으로 범죄를 저지하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달 국회에서 폐기됐다.
2018년 5월 형량 선고 당시 판사는 피츠제럴드의 강제추행죄가 통상적으로 징역형을 받을 범죄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항소법원에서도 피츠제럴드의 7년 형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삼진법 적용이 너무 지나쳐 피츠제럴드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하면서 피츠제럴드의 형량은 고등법원 재선고에서 6개월로 낮춰졌고, 피츠제럴드는 즉시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이미 4년 6개월여를 교도소에서 보낸 피츠제럴드에 대해 엘리스 판사는 오랜 기간 자유를 박탈당했다며 교도소에서 보낸 세월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 그의 손을 들어줬다.
엘리스 판사는 "검사가 피츠제럴드가 받게 될 지나친 형량을 고려하지 않고 삼진법을 잘못 해석한 잘못이 있다"면서 "검사는 재량권을 발휘해 삼진법에 해당할 수 있는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삼진법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혐의를 적용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