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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아람 그린 클리어브릿지 포트폴리오 매니저 인터뷰
"페이스북·넷플릭스, 성장 정체…서비스나우·테슬라는 유망"
"인덱스 펀드 투자하되 자산 일부는 중소형주 투자할 만"
"미국의 성장주들이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지만 향후 수년을 내다보면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대형주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중소형 성장주에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클리어브릿지의 아람 그린(사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미국 증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부터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성장 가능성이 출중한 성장주를 담아가면 3~5년 후에는 큰 수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람 그린 매니저는 미국 월가에서 21년의 운용경력을 가진 인물로, 현재 중소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셀렉트 스트라테지 펀드(AUM 26억달러)를 단독으로 운용하는 등 총 1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한경 마켓PRO는 최근 여의도 프랭클린템플턴 한국사무실에서 아람 그린 매니저와 현 미국 증시에 대한 판단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유망주와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테슬라와 FANG에 대한 의견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으로 미국 성장주가 큰 폭으로 조정받고 있습니다. 현 시장을 어떻게 판단하고 계십니까?
"성장주가 특히 하락하는 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과거 몇 년 동안 성장주들에 몰렸던 투자자들이 Fed의 긴축을 계기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성장주들이 타격이 크다는 점입니다. 긍정적인 점은 연초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겁니다. 변동성은 지속되겠지만 인지하고 있는 증시 약세 원인이 해소돼 가면 다시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봅니다."
▷지금도 성장주 투자가 유효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향후 3~5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상당한 기회가 주식시장에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난 수년 동안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많은 성장주가 다 같이 오를 수 있었다면, 앞으론 튼튼한 종목들의 주가만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정확한 분석을 통해서 개별종목을 골라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운용 중인 펀드도 올해 들어 성과가 저조합니다(6월 말 기준 셀렉트 스트라테지 펀드 올해 수익률 -34.61%). 최근 투자전략이 바뀐 점은 없습니까?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펀드매니저를 하면서 부진한 시장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투자전략이 시장의 유행과 벗어나면 펀드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죠. 하지만 역동적인 성장이 가능한 종목을 담았을 때 장기적으론 아웃퍼폼할 수 있습니다(셀렉트스트라테지 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11.68%로 러셀3000지수를 약 2%포인트 아웃퍼폼했다).
▷성장주를 고를 때 기준은 무엇입니까?
"첫째로는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지를 봅니다. 이 기준에 의해 에너지나 필수소비재 등 주식은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충분히 성장하는 시장인지, 시장점유율이 1위인지, 경영진 리스크는 없는지를 고려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밸류에이션 분석을 했을 때 다운사이드가 업사이드 보다 두 배 더 많은 경우를 선택합니다."
▷과거 그렇게 해서 큰 기회를 잡았던 종목이 있습니까?
"쇼피파이와 리카도리브레 등 종목이 대표적입니다. 비상장사 시절부터 발굴해 초기 투자한 케이스입니다. 저는 성장주들이 상장되기 전부터 조사합니다. 다양한 비상장사와 접촉하는 것은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는다는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이지만, 현재 상장사들의 경쟁사들을 지켜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
▷자신의 투자 기준에서 현재 유망하다고 보는 종목이 있다면요?
"서비스나우 입니다. 저는 기업공개(IPO) 때부터 꽤 많은 지분을 투자했는데요. 저는 기술주 중에서도 B2B 기업을 좋아합니다.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해놓고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 마진이 좋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나우의 경우 처음엔 제품이 하나였지만 지금은 꽤 다양한 제품을 갖고 있고, 연 성장률 2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잉여현금흐름과 마진이 굉장히 좋은 회사이기도 해서 최근 주가는 많이 하락했지만,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반대로 선호하지 않는 종목이 있다면요?
"FANG 등 대형주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미 너무 커졌고 비즈니스도 성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커지다 보니 미국과 유럽에서의 규제 리스크도 있고요. 저는 시장의 관심을 적게 받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 초기 투자하는 것이 훨씬 많은 수익률을 안겨준다고 생각합니다. FANG 등 대형주의 경우 나스닥 지수의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지수에 투자하되 자산의 일부분을 우리같이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에 분배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FANG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종목이 있다면요?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같은 경우엔 혁신 모멘텀을 계속 잘 이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페이스북과 넷플릭스는 어려워 보이고요. 원래 성장주가 자신의 혁신 DNA를 유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오라클이나 IBM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많은 한국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대형주이지만 더 커질 수 있다고요.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도 동의합니다. 전기차 시장이 아직도 굉장히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가 가진 시장점유율을 봤을 때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실제 우리 펀드에도 테슬라를 담고 있고요. 최근 공급망 문제 등 어려운 상황을 테슬라는 꽤 잘 헤쳐 나가고 있고, 창업자이자 CEO가 시장의 비전을 일찌감치 포착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CEO 리스크가 만만찮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이든 다양한 리스크가 있습니다. 리스크 대비 가치가 더 큰지를 따져봐야겠지요. 일론 머스크를 괴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품의 혁신이라는 측면이나 공급망 이슈를 컨트롤하는 과정 등을 보면 충분한 능력이 있는 CEO라고 판단됩니다. 다만 리스크를 관리하는 매니저 입장에서는 테슬라의 포지션을 다소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긴 합니다."
▷지금은 시장의 관심이 저조하지만 앞으로 정말 크게 될 것이라고 보는 종목은 무엇입니까?
"스프라우트(종목명 SPT) 입니다. 기업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인데요. 기업들은 SNS를 통해 고객이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싶어 하고 고객과 소통하고 싶어 합니다. SNS가 가진 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됩니다. 최근 세일즈포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도 긍정적입니다."
▷최근 미국 주식 급락에 잠 못 이루는 한국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한 가지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무리하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투자하세요. 주식이라는 자산군은 채권 등 다른 자산군에 비해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합니다. 또 주식에 투자한다는 건 회사 일부분의 주인이 되어 회사의 성장을 나누는 행위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가상자산을 사듯 단기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길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비즈니스 구조가 좋은지, 재무구조가 튼튼한지를 까다롭게 따져봐야 합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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