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 지역에서 하루 사이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병하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아직 인접 지역으로의 대규모 확산으로 번지진 않았지만 방역 조치에 따라 경기·강원·충청 지역에 일시이동정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추석 이후 안정세를 띄던 돼지고기 가격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28일 경기 김포와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뒤 경기도내 모든 양돈농가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평택시 소재 돼지농장(3400여 마리 사육)에서 ASF가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포(3000마리), 파주(700마리)를 포함해 하루 만에 세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돼지열병이 퍼진 것이다.
중수본은 해당 농장의 돼지 전량을 긴급 살처분했다. 해당 농장들에서 10km 이내 지역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약 15만마리에 달한다. 중수본은 돼지열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9일 오전 4시부터 1일 4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도, 강원 서부, 충청, 대전, 세종 지역의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올해 돼지열병은 5월 강원도 홍천을 시작으로 8월 양구 등에서 발병 사례가 나왔지만 국소 발병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춘천에 있는 7000마리 규모 농장 발병 이후 5km 떨어진 6500마리 농장에서 추가 발병 사례가 나왔다. 이후 10일만에 경기도 지역 3곳에서 발생하면서 9월에만 2만마리 가량이 살처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 돼지 전체 사육두수는 1100만마리에 달한다. 살처분된 물량은 0.2% 전체의 0.2% 수준이다. 전체 물량 기준으로 보면 공급 자체에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돼지고기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28일 기준 kg에 5600원으로 전월대비 1150원 가량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