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어려운 금리 환경이지만, 반대로 우량 핀테크 기업에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회사와 투자자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딜(거래)을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출범한 한국계 사모펀드 GB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GBIP)의 이든 리(Ethan Lee·사진)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1~2건의 거래를 성사시킨 뒤 몇년 내 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MIT Sloan 경영대학원 MBA 학위와 연세대 BBA 학위를 받은 리 대표는 현대차증권에서 5년간 근무하며 대형 사모펀드 관련 거래를 이끈 바 있다. 베인캐피털과 도시바 인수합병(M&A)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M&A 거래에 7억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앞서 메리츠 증권, 도미너스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 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등을 거쳤다.
지난 7월 설립된 GBIP는 주로 주식과 메자닌 부채에 건당 1억~10억달러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에는 애틀란타 기반의 피치 레이팅스 사업 개발 임원 출신인 제이 킴, 글로벌 M&A 전문 숀 염 변호사 등도 합류했다.
이 회사는 우선 한국 투자자들로부터만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 리 대표는 "우선 실적을 쌓은 뒤 미국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계획"이라며 "올해 4분기 중 첫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말까지 AUM(운용 자산 규모) 목표를 5억달러로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향후 분리된 포트폴리오 회사를 통해 딜 바이 딜(회사마다 한 거래를 맡는 방식)로 투자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 분야는 미국 핀테크다. 특히 △네오뱅크 △미국 전자상거래 관련 결제 서비스 △재무관리용 기업 간 SaaS 등 3가지 핀테크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 대표는 "최근 거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암호화폐 등 주요 핀테크 업체들의 평가액이 떨어져 역설적으로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한국 연기금, 금융기관 등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미국을 넘어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가치 제안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KPMG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은 5684건을 기록했다. 전년(2100억달러) 대비 68% 증가했다. 이중 미국의 투자액은 880억달러 수준이다.
미국 내에서 핀테크 업체들의 가치 향상을 이끌어내면서 투자자와 윈윈할 수 있는 거래를 이끌어내는 게 GBIP의 포부라는 설명이다. 리 대표는 "회사와 제로섬 게임을 하기 보다는 회사의 구성원들이 혁신적인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며 "파이를 키우고 근본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딜을 성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