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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안양·평촌·산본 '더 이상 못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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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종합계획 발표가 내후년으로 밀리고 8·16 부동산 대책에서도 구체적인 재건축 지원책이 담기지 않자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 재건축 연한(30년)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재값, 인건비 등이 더 오르기 전에 리모델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는 ‘초원2단지대림아파트’(조감도)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인가했다고 지난 16일 공고했다. 동안구 평촌동 일대에 들어선 이 단지는 1993년 11월 준공된 1035가구 대단지다. 만 28년차 아파트로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주민들은 리모델링 조합을 택했다. 강경태 조합장은 “연한이 됐다고 해서 바로 재건축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용적률이 216%에 달해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사업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을 통해 7년여 안에 입주까지 완료하겠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최고 26층 아파트 1127가구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증축을 통해 92가구가 더 늘어난다. 내년 상반기에 시공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정비사업에서 리모델링을 택하는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서 조합 출범을 완료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총 133곳으로 확인됐다. 대선 직후인 올 3월 말(112곳)보다 18.8% 늘어난 수치다.

1기 신도시 일산에서도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 16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달 27일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을 확정했다. 이 단지도 용적률이 182%에 달해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959가구에서 사업을 통해 1099가구로 탈바꿈한다.

인근 강선마을 14단지도 최근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선12단지와 화정 별빛마을 8단지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쳤다.

평촌신도시에서는 9개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한가람세경 단지는 리모델링 조합 설립 동의율 66.7%로 지난달 창립총회를 열었다. 인근 공작부영아파트는 리모델링 조합 설립 동의율이 60% 초반에 달한다. 산본신도시도 총 7개 단지가 리모델링 추진에 나섰다. 개나리주공13, 우륵주공7, 율곡주공3, 무궁화주공1, 설악주공8단지 등이 조합 설립을 마쳤다.

김제경 투미 부동산컨설팅 소장은 “1기 신도시 지역의 경우 제도적 인센티브 없이는 재건축이 쉽지 않다”며 “잇따른 정부 정책에도 재건축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자 리모델링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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