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5위 슈퍼컴퓨팅 강국에 도전한다. 2024년 상반기까지 고성능 PC 171만 대의 연산 능력을 합친 것과 비슷한 600PF(페타플롭스: 1PF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급 슈퍼컴퓨터 6호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국가 플래그십 초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고도화사업’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6년간 사업비 2629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정상급 슈퍼컴퓨터를 잇달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2018년 도입한 슈퍼컴퓨터 5호기의 1년 최대 사용률이 90.1%에 달하는 등 과부하 상태”라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슈퍼컴퓨터는 대용량 연산을 수행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한국은 1988년 최초의 슈퍼컴퓨터 1호기를 들여온 후 5~10년 단위로 신형 슈퍼컴을 들여오고 있다. 사용 중인 5호기의 이론성능은 25.71PF다. 도입 당시 기준 세계 11위였으나 후발 주자들에게 추월당해 현재는 세계 42위 수준에 불과하다.
2024년 도입되는 6호기의 특징은 대대적인 성능 개선이다. 이론성능 600PF급이 목표다. 5호기 대비 24배 이상의 성능 개선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기준으로 세계 2위급이다. 실제 도입되는 2024년을 기준으로 연산 능력을 측정하면 5~10위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컴 6호기는 반도체·2차전지·우주항공·핵융합·자율주행·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 분야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6호기에는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도입된다. AI 연구에 필요한 수없이 많은 단순한 병렬연산에는 GPU가 중앙처리장치(CPU)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
세계 슈퍼컴퓨터 상위 1~10위 중 5개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슈퍼컴은 삼성전자(15위)가 보유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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