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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지켜라"…인류 첫 소행성 궤도 바꾸는 충돌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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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이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는 소행성 충돌로 인한 생물들의 대멸종을 막기 위한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선이 운동 충격체가 돼 시속 2만2000㎞ 속도로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디모르포스는 지름 160m 규모의 소행성이다. 지름 780m인 또 다른 소행성 디디모스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NASA는 이번 충돌로 디모르포스의 공전 주기가 10분가량 짧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두 소행성은 지구 충돌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험은 지구 방어 전략을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소행성 충돌은 지구에 세 차례 이상 닥쳤던 생물 대멸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폭발한 소행성은 지름이 18m에 불과했지만 16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름이 140m 이상이면 대도시를 초토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름이 1㎞, 10㎞면 각각 문명 쇠퇴와 생물 대멸종을 불러올 것으로 여겨진다.

NASA는 지구 주변을 지나갈 수 있는 지름 140m 이상인 소행성이 2만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위치가 확인된 건 1만여 개에 불과하다. 지름이 140m 이상인 소행성은 2만 년에 한 번, 1㎞ 이상은 50만 년에 한 번, 10㎞ 이상은 1억~2억 년에 한 번 정도 주기로 지구에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A는 이번 실험에서 우주선을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를 살짝 바꾸는 ‘운동 충격체’ 방식을 택했다. 영화에 많이 나오는 핵탄두를 통해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식은 소행성을 여러 개로 쪼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디모르포스에 부딪친 우주선은 충돌하기 전까지 초 단위로 소행성에 근접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충돌 이후 상황은 이 우주선과 3분 거리에 있는 이탈리아우주국의 초소형 인공위성 ‘리시아큐브’가 촬영한 영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NASA는 2024년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헤라를 통해 이번 실험 결과를 정확히 확인하기로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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