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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넘어 신사업 '진군'…디지털 영토 넓히는 통신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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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비(非)통신’ 분야를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비전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무선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신사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본업인 네트워크와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모습이다.

SK텔레콤 "AI 서비스 컴퍼니로 대전환"
2025년 미디어 등 성장사업군 매출 비중 두 배로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컴퍼니’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사 뉴스룸 칼럼을 통해 “지난 5년간 SK텔레콤의 전략이 새로운 산업에 활발히 진출하는 다각화였다면, 향후 10년의 성장 스토리는 통신업을 재정의해 비즈니스모델(BM)을 혁신하는 AI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모든 사업군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필요에 따라 외부 기업을 인수해 그동안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유 CEO는 작년 11월 취임한 이후 ‘SK텔레콤 2.0’ 시대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구독·메타버스·AI 에이전트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산업군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초거대 AI 모델과 캐릭터를 활용한 AI 에이전트 ‘A.(에이닷)’을 선보였다. 지속적인 진화를 통해 SK텔레콤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구독 서비스 ‘T 우주’와 메타버스 ‘이프랜드’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늘을 나는 택시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은 당장의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과 함께 2025년 제주도에서 UAM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유 CEO는 “2025년에는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성장 사업군의 매출 비중이 지금의 두 배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와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KT '디지털 플랫폼 기업' 변신 성과
AI·빅데이터·클라우드 인프라 갖추고 글로벌 진출
KT는 2020년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선언하면서 디지털 전환(DX)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해왔다. 2020년 ‘KT 엔터프라이즈’란 B2B 사업 전용 브랜드를 공개하며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 콘텐츠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내년까지 1000개의 원천 지식재산권(IP)과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올해 최대 인기 드라마로 손꼽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이 같은 변화의 결과물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민영화 20주년을 맞아 △디지코 △디지털 생태계 △글로벌 △디지털 시민의식 등 4대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인프라를 갖추고, 더 나아가 컨설팅, 교육, 마케팅까지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AI 원팀’ ‘클라우드 원팀’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손잡고 디지털 생태계 확산에도 힘쓰기로 했다. 그동안 쉽지 않았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도전한다.

KT는 우즈베키스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에 진출하고 태국 3BB TV에 인터넷TV(IPTV) 플랫폼을 수출했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산업은 대부분 국가가 개화기 상태고 성장률도 매우 높아질 전망”이라며 “현지 1등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과도 동반 진출해 성장 기회를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2025년까지 B2B, 디지코 분야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플랫폼 사업 대폭 강화"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 분야 혁신
LG유플러스는 플랫폼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사업과 미래 기술 4개 분야에서 플랫폼 사업을 키워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 것”이라며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웹 3.0 등 분야에서 이용자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은 일상 전반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이용자의 취향과 요구에 맞게 각종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7월 출시한 구독 플랫폼 ‘유독’을 활용하고 ‘루틴(일상 습관) 서비스’를 더한다. 분야별 전문가가 지출·운동·영양제 섭취 등 루틴을 추천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도 내놓는다.

LG유플러스의 기존 강점인 아이돌·스포츠 콘텐츠와 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합친 놀이 플랫폼 ‘OTT TV’도 출시한다. 스포츠·아이돌 등 팬덤형 플랫폼은 자체 제작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다. 성장케어 플랫폼은 LG유플러스의 유명 영유아용 서비스 ‘아이들나라’에 바탕한 모바일 서비스로 만든다.

이들 플랫폼에 웹 3.0 방식 보상 체계도 적용한다. 웹 3.0은 이용자가 플랫폼 생태계에 기여한 만큼 플랫폼에서 나온 이익을 나눠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구조다. 황 사장은 “5년 뒤인 2027년까지 LG유플러스의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기업 가치는 12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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