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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기관 구조조정, '황제 대출' 개선부터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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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시정 지침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사내 황제 대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연 5%(주택담보대출은 7%) 가까이 치솟으며 서민들의 비명이 커지고 있지만 공공기관에서는 수천만~수억원의 대출금을 장기 저리로 어렵지 않게 받는 특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는 1년 이상만 근무하면 1억원 넘는 돈을 0%대 저금리로 빌려주거나, 정부 혈세로 연명하면서 저금리 장기대출을 계속하는 기관도 있었다. 공공기관들의 이런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공기관 특혜 대출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 메뉴로 비판받아 왔으나 그때마다 공공기관들은 ‘사내 복지 제도’라는 이유로 버텼다. 그러다 지난해 강도 높은 대출 규제 때 공공기관 특혜 대출이 문제가 되자, 정부는 공공기관 사내 대출금리(시중은행 가계대출 최저 금리 이상)와 대출 한도(주택자금 7000만원, 생활자금 2000만원 이하)를 제한하는 지침을 만들어 내려보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347개 공공기관의 사내 대출금 중 96.8%(지난해 말 기준)가 금리 한도 지침을, 53.2%는 대출 한도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공공기관들이 정부 지침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방만·부실 경영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5년 내내 공공기관 개혁은 뒷전인 채 낙하산 인사들을 내려보내 탈(脫)원전, 소득주도성장,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엉터리 이념·편파 정책을 실행하는 데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공공기관들의 억대 연봉 잔치와 특혜 대출, 고용 잔치 등에는 철저히 눈감았다. 그 결과 공공기관 부채는 역대 정권 최고 수준(84조원)으로 증가했고, 그런 공공기관에 한 해 혈세가 100조원 이상 투입되고 있다.

새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역대 정권들처럼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는 ‘황제 대출’ 개선은 시작에 불과하다.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공공부문의 거품을 걷어내는 작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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