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첨단소재 부문을 물적분할한 직후 소수지분을 사모펀드(PEF)에 처분해 수천억원에 자금을 조달한다. 여기에 뭉쳐있는 한화갤러리아는 인적분할해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첨단소재 부문의 일부 사업(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 시트)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물적분할되는 회사(가칭 한화첨단소재)의 소수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한다.
인적분할은 회사를 세로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쪼개지는 기존 회사의 주주는 신설·존속회사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 반면 물적분할은 회사를 가로로 쪼개서 존속회사가 신설회사를 100% 자회사로 거느린다. 이번 분할로 한화솔루션 주주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화첨단소재는 한화솔루션의 100% 자회사가 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분할로 한화갤러리아와 한화첨단소재를 분리한다. 기존 5개 사업 부문을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의 3개 부문으로 줄여 에너지·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
갤러리아 부문은 내년 초 인적분할 이후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유통업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갤러리아 부문은 명품과 가전·가구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5147억원, 영업이익은 10배가량 불어난 289억원을 기록했다. 김은수 갤러리아 부문 대표는 “최근 급격한 대외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주식을 약 9(존속 한화솔루션) 대 1(신설 한화갤러리아) 비율로 나눈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3월 신규 상장된다. 원활한 주식 거래를 위해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주식 10주를 보유한 주주는 존속 한화솔루션 주식 9주(액면가 5000원)와 신설 한화갤러리아 주식 10주(액면가 500원)를 받게 된다. 1주 미만의 주식은 신규 상장 첫날 종가 기준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한화솔루션이 물적분할하는 첨단소재는 회사의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된다. 2021년 한화솔루션 영업이익에서 첨단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이다. 배터리와 방산 등 주력 사업을 물적분할해 주주 반발을 부른 LG화학, 풍산 사례와는 다르다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설명이다.
한화솔루션은 향후 물적분할된 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물적분할로 신설되는 한화첨단소재 소수지분(49% 안팎)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6000억원가량에 매각하는 것을 교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은 지분 매각으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 태양광 제조 시설 확대에 투자할 방침이다. 10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통과되면, 신설 한화첨단소재는 올해 12월 출범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사업 재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다. 첨단소재 물적분할 관련 약 700억원을 들여 주식을 공개 매수할 계획이다. 현재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물적분할 시 주식 매수 청구권 제도 법제화’에 앞서 주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3월 갤러리아 부문 신규 상장 시 갤러리아 우선주 주주도 보유 주식을 차질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4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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