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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개미들 탈출 러시 벌어진 종목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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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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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 카쉐어링 플랫폼' , '스트리밍 모빌리티를 꿈꾸는 드림카'

    지난달 상장한 쏘카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 제목들입니다. 플랫폼과 모빌리티 같은 이른바 시장에서 '먹히는' 단어들로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증권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쏘카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모 흥행에 실패합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56대 1에 불과했고,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습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4000~4만5000원)의 최하단보다 17% 낮춘 2만8000원으로 조정하면서 상장을 강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장은 쏘카의 '승부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장 날이었던 지난달 22일 쏘카는 공모가와 동일한 시초가를 형성하며 출발했는데요. 장 초반 4% 오르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보였지만,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결국 1700원(-6.07%) 내린 2만6300원에 첫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쏘카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이달 19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가 깨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만주에 달하는 보호 예수 물량이 22일 해제되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됐는데요. 23일 기준 쏘카는 전일 대비 4.49% 내린 1만7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최고가(2만9600원) 대비 42% 하락한 가격입니다. 기관이 주가 하락을 견인했는데요. 22일까지 기관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하며 물량을 쏟아냈습니다.

    공모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게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로 산정했는데 비교군에서 국내 자동차 렌털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제외하고 우버·그랩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했습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에 대해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대비 고평가된 측면이 있으며 시장 역시 국내 렌터카 업체와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죠. 일각에선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처럼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도 성장주인 쏘카에 악재입니다. 성장주는 미래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가 이뤄지는데 금리 인상기에는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세 차례 연속 밟았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다음 달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 이상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쏘카는 '돌파구 찾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하는 장소에 차량을 반납할 수 있는 '쏘카존 편도'를 정식 서비스로 선보였습니다. 또 '슈퍼앱'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합니다. 쏘카 앱에서 이동하는데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입니다. 첫 번째 사업으로 KTX 예약 서비스를 연내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내년에는 자회사 일레클(공유 전기자전거)과 모두의주차장(공유 주차)도 쏘카 앱에 넣는다는 계획입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차량공유 이용자에 추가적인 업셀링(연쇄판매)을 만들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쏘카의 첫 번째 승부수였던 '공모가 낮춘 상장'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두 번째 승부수인 '슈퍼앱'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됩니다. 쏘카는 "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라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냉담한 시선을 거둘 수 있을까요.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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