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담당 부서가 잘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전사적으로 움직여야 달성 가능한 일입니다. 어떤 의사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SK하이닉스에서 ESG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방실 부사장(사진)은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ESG 월례포럼의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는 ESG 분야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지난해 'SV2030'이라는 이름으로 중장기적인 사회적 가치(SV) 극대화를 위한 로드맵을 그렸고, 올해는 보다 구체적인 목표와 비전을 담은 'PRISM'이라는 키워드 안에 녹여 넣은 ESG 전략 프레임워크를 짰다.
이 부사장은 "작년 9월부터 PRISM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올해 7월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TCFD 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TCFD 리포팅은 올해부터 '부록(appendix)'에 더해 별도 보고서를 작성했고, 기후변화의 리스크와 함께 기회 요인이 무엇인지까지 소개했다고 그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스코프 1&2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755만t)으로 유지하고, 2026년까지 배출량 집약도(반도체 생산 비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57%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2030년까지 장비를 고효율로 교체하고 운영 조건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3000GWh 규모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률도 3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를 공언한 RE100 가입 기업이기도 하다.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리스크를 정책 및 법률, 시장변화, 평판 등에 관련된 '이행 리스크'와 폭염, 가뭄, 황사, 강수량 패턴 변화 등 '물리적 리스크'로 분류하고 있다. 각 리스크가 단기적인 것인지 장기적인 것인지, 재무적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부사장은 "NGFS(금융시스템 녹색화 네트워크·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의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규제 및 정책 강화로 인한 재무 영향은 '예상 매출액 대비 1.4%'로, 온실가스 배출 RCP 8.5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2030년에 폭염으로 인한 재무 영향은 '예상 동력비 대비 0.16%'라고 추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시나리오의 가정이 바뀌면 수치도 달라지지만,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어떤 영향이 있을까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략적 사고 역량을 키우기 위한 훈련 과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