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과반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개시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공표됐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국민의힘 윤리위의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개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54.1%가 '잘못했다'고 응답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37.4%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경우 56%가 추가 징계 개시를 '잘했다'고 응답했다. '잘못했다'는 응답은 38.5%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69.5%는 추가 징계 개시가 '잘못됐다'고 했다. '잘했다'는 22.1%다.
연령대별로 보면 징계 개시를 '잘했다'는 응답은 60대 이상이 42.9%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42.9%), 18세-20대(34.5%), 50대(33.8%), 40대(27.7%) 순이었다. '잘못했다'는 응답은 40대가 6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60.1%), 18세-20대(52.5%), 60대 이상(50.2%), 30대(45.0%)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잘했다'는 응답이 강원(54.3%)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44.7%), 충청권(44.3%). 서울(42.4%), 부산·울산·경남(42.4%), 제주권(37.2%), 인천·경기(31.0%), 호남권(24.8%) 순으로 나타났다.
'잘못했다'는 응답은 호남이 63.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경기(59.0%), 부산·울산·경남(54.0%), 제주권(52.6%), 서울(52.2%), 충청권(47.0%), 대구·경북(44.2%), 강원권(42.4%) 순이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시 지지 여부를 묻는 조사도 진행됐다. '지지한다'는 응답은 35.9%, 응답자 절반 이상인 56.0%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 면접 11.6%, 무선 ARS 88.4%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제7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제명'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 징계 절차 개시 이유에 대해 "당원, 당 소속 의원, 당 기구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적, 비난적 표현을 사용하고,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추가 징계 시 기존 징계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는 '탈당 권유', '제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 기간을 늘려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수위조절론'도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징계 개시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양두구육 표현 썼다고 징계 절차 개시한다는 것"이라며 "유엔 인권 규범 제19조를 유엔에서 인권 관련 활동을 평생 해오신 (이양희) 위원장에게 바친다"고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유엔 인권 규범 제19조와 관련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다. 이 권리는 간섭 없이 의견을 수렴하고 어떤 매체와 국면에 관계없이 정보와 아이디어를 찾고, 수신하고, 발휘할 수 있는 자유가 포함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의 추가 징계를 '무리수'로 규정하면서 징계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