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맴돌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투자자들이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역사적으로 증시가 상승 동력을 잃은 국면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수익률이 월등했기 때문이다. 중형주 가운데서도 고환율, 고금리, 고유가 등 3고(高)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종목으로 JYP엔터, 비에이치, 코스모신소재 등이 꼽힌다.
○박스피 땐 중소형주 수익률 월등
19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맴돌 때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대형주를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맴돌던 대표적인 시기는 2003~2004년과 2013~2016년이다. 2013년 코스피 대형주와 중형주, 소형주의 수익률은 각각 0%, 4%, 8%를 기록했다. 2014년에도 코스피 대형주는 -7%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2%, 21%의 수익률을 냈다. 2015년에는 대형주의 연간 수익률은 -1% 이었던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수익률은 각각 21%, 2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대형주가 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중형주는 -8%, 소형주는 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익률 흐름은 2003~2004년에도 비슷했다. 2003년엔 코스피 대형주와 중형주, 소형주의 수익률이 각각 31%, 29%, 8%를 기록했다. 2004년엔 각각 10%, 18%, 10%의 수익률을 남겼다.
2003~2004년엔 현대미포조선과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현대상선(HMM), LS산전(LS일렉트릭) 등의 중소형주의 주가가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등에 업고 크게 상승해 대형주로 편입됐다. 2013~2016년엔 한샘과 오뚜기, 한미약품, CJ CGV 등이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반으로 주가가 급등했다.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맴도는 국면에서는 대체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성과가 좋은 편이었다"며 "성장성을 내재한 중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JYP, 비에이치, 코스모신소재 톱픽"
하나증권은 중소형주 가운데서도 최근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해 수출 비중과 영업이익률이 높고 이익보상배율과 현금창출 능력(FCF)가 높은 기업을 추렸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고 있는만큼 수출 비중이 높으면 환율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고물가 국면에서는 영업이익률을 통해 기업의 수익성 지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금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안정성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YP엔터, 코스모신소재, 비에이치, 리노공업, 대덕전자 등이 이 같은 조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YP엔터는 전체 매출 중 올 상반기 수출 비중이 49%에 달한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60.8%, 65.2%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30.7%에 달한다. 하반기 JYP엔터 소속 연예인이 모두 앨범을 발매하는데다 스키즈와 잇지, 니쥬 등은 국내와 미국에서 콘서트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한국 보이그룹과 중국 보이그룹, 일본 보이그룹 등을 차례로 공개한다. 매출액 대비 현금창출능력(FCF)도 23.4%로 높은 편이다.
비에이치는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이 판매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에이치는 애플 상위모델에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을 공급하고 있다. 비에이치의 올 상반기 수출 비중은 99%에 달한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52.7%, 117.1%로 추정된다. 올해 영업이익률 예상치는 9.8%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무선충전기와 애플 태블릿에 적용되는 RFPCB 매출도 내년부터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7.4배에 불과한만큼 저평가돼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양극재 생산기업인 코스모신소재도 수출비중(88%)과 올해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105.8%), 예상 영업이익률(9.3%) 등이 월등한 기업으로 꼽혔다. 이 연구원은 "3고(高) 현상이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거시경제 환경을 잘 헤쳐갈 수 있는 중형주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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