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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 넘어지고 창문 깨지고…'난마돌'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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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 13일 만에 또다시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들이닥치면서 부산, 울산, 포항 등 남부지역이 ‘설상가상’의 피해를 봤다. 강풍에 철탑이 넘어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하수 역류와 정전 피해가 이어지는 등 남부지역이 태풍 피해로 몸살을 앓았다. 포항 등 힌남노 집중 수해지역의 피해복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또 한 번의 태풍이 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풍 반경이 410㎞인 난마돌은 이날 일본 규슈까지 북상해 한반도를 스쳐갔다. 난마돌은 이날 새벽 남해를 시작으로 통영, 거제 등을 거치며 강풍을 일으켰고, 오전 10시께 부산과 울산에 근접했다. 이 영향으로 동해안과 강원 영동지방에는 시간당 10~30㎜의 폭우가 쏟아졌다.

초속 최대 33m에 달하는 강풍도 동반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3분께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 앞을 지나던 초등학생이 강풍으로 인해 아크릴 소재 외벽 담장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구조물 파손 사고도 잇따랐다. 전국 소방본부에서는 19일 오후 4시 기준 간판과 창문 등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139건이나 쏟아졌다.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 사등면 한 골프장에서는 강한 바람에 철탑이 넘어졌고, 울산 북구 중산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다.

폭우와 정전 피해도 잇따라 일부 주민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부산, 울산, 대구 지역에서는 총 1356가구가 한때 정전 피해를 봤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에서는 하수관이 역류하면서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했다. 경남 지역에서는 831명이 임시주거시설 등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고, 전국에서는 총 1002명이 대피했다. 제주시 용담3동 해안가에선 낚시를 하던 시민 한 명이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비행기는 물론 기차와 여객선 운행에도 문제가 생겼다. 19일 오전까지 울산과 김포를 오가는 항공편 4편이 결항됐다. 전남 목포와 완도, 고흥에서는 42항로 56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울산 태화강역과 포항·동대구를 오가는 무궁화호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학교도 문을 닫았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모든 초·중·고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경남 지역은 학교 41곳이 원격수업을 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이날 전국에서 75개교가 휴업했고, 42개교는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1321개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태풍 특성상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순 사이 슈퍼 태풍이 또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풍은 따뜻한 바닷물에서 나오는 수증기와 열을 흡수하면서 힘을 얻는다. 한반도의 경우 육지는 7~8월에, 바닷가는 9~10월에 온도가 높다. 현재 난마돌이 지나는 남해 등의 해수면 온도는 29도 전후에 달한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육지와 바다의 온도 차가 커질수록 태풍의 크기가 커진다”며 “이런 추세라면 10월까지도 강력한 태풍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난마돌이 예상보다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 과장은 “해수면 온도가 과거보다 높아져 태풍이 소멸되지 않고 더 커지는 특성이 이번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난마돌이 20일 오후 일본 센다이 북동쪽 130㎞ 해상에서 소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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