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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보랭백 마케팅'…환경 지키고 회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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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지나고 나면 선물세트를 담아 함께 집으로 배송 온 보랭가방이 골칫덩어리로 남는다. 보랭가방에 사용한 보랭재인 ‘토이론’은 가방 외부와 내부의 공기가 순환하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만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다.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 보랭가방은 각 가정에서 가위로 직접 잘라서 버려야 한다. 튼튼한 가방을 자르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멀쩡한 가방을 난도질할 때 느끼는 죄책감이 더 힘들다고 토로하는 이가 적지 않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25일까지 명절 선물세트 보랭가방을 회수하는 행사를 연다. 보랭가방을 가지고 가까운 롯데백화점 점포를 방문하면 개당 5000점의 엘포인트(롯데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1인당 10개까지 보랭가방을 반납할 수 있어 최대 5만 점의 엘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처치 곤란인 보랭가방을 가져가면 포인트를 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이 행사에 참여해 보랭가방을 반납하고 엘포인트를 받아 간 소비자는 4300여 명에 달한다.

롯데백화점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다. 보랭가방을 반납하고 포인트를 받기 위해선 롯데백화점 앱을 설치해야 하고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데 이 행사를 통해 1만 명이 넘는 신규 회원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비자 한 명이 롯데백화점 앱을 새롭게 내려받고, 회원 가입을 하도록 하는 데 1만5000원에서 2만원가량의 마케팅 비용이 든다고 본다”며 “엘포인트 5000원을 지급해 신규 회원을 유치하고, 점포 방문까지 유도할 수 있으니 백화점 입장에선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보랭가방을 회수하고 포인트를 지급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마케팅’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사진)다. 지난 설 명절 집으로 들어온 선물세트를 정리하다가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정 대표는 회수한 보랭가방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선 보랭가방 회수 프로젝트를 두고 ‘신선한’ 이벤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 3사 중 상대적으로 트렌드를 선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온 롯데백화점이 경쟁사들을 제치고 ESG 마케팅을 선도한 것은 정 대표 취임 이후 달라지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얘기도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환경보호를 위해 올 추석 선물세트 포장에 사용하는 부자재도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바꿨다. 아이스팩은 생분해가 가능해 싱크대에 물처럼 버리면 되는 식물성 젤 타입 소재로 교체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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